믿음이 깨지면 등 돌린다
믿음이 깨지면 등 돌린다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7.02.20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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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고권봉 기자] 믿음이 깨지면 등을 돌린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믿음이 깨지면서 대한민국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기업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

모두가 ‘설마’ 했던 ‘정경유착’이라는 부패까지 수면으로 드러나면서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망신살까지 뻗치고 있다.

믿음에서 출발하는 신뢰는 한 번 깨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연금을 받아야 할 시점에 재정이 바닥난다’라는 국민적 불안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18일 “못 받은 국민연금을 찾아가세요”라고 홍보했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국민연금 수급요건을 충족했는데도 청구하지 않아 쌓여있는 노령연금 등 미지급금이 약 81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못 받은 국민연금 찾아가세요”에 대한 성난 목소리가 높다.

대형 포털 사이트 댓글에는 “월급 받고 뭐하냐. 찾아가라 하지 말고 찾아줘라”, “내가 어디 있든 고지서는 끝내 나를 찾아서 오는데 왜 줄 돈은 사람을 못 찾아서 못 주냐”, “개인정보는 이럴 때 쓰란 말이다” 등.

와 닿는다. 비단 이런 모습은 서귀포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서귀포시는 올해 양돈장 냄새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인다며 전년 대비 무려 10배 가까이 증액한 44억8400만원을 투자한다.

하지만 문제 해결 대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데 기존 내용과 비슷하거나 농가와 사업비를 50%씩 부담하는 시설투자 위주다. 결국 농가의 참여가 성패를 가른다.

실제로 본지 홈페이지 댓글에는 “그게 될 것 같으냐, 되면 대통령 손에 장을…” 등 험한 글귀가 달려 신뢰하지 않았다.

민심은 믿어서 뽑았고, 믿으니 가입했고, 믿기 때문에 세금을 냈다.

민심이 등을 돌리지 않고 믿음을 보내는 든든한 날이 밝아 오길….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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