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대선과 제주공약
벚꽃대선과 제주공약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7.02.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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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김현종 기자] 최근 입춘이 지났으니 벚꽃 필 날이 멀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벚꽃이 흐드러질 무렵이면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치러질 전망이다.

이른바 벚꽃대선은 국정농단에서 드러난 한국사회 적폐를 청산해야 하는 만큼 무게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촛불민심으로 표출된 군주민수(君舟民水)의 뜻에 따라 잘못된 항해를 하던 배를 뒤엎었으니 올바른 항로로 나아갈 새 배를 물에 띄워야 하는 국민적 사명감이 절박하다.

하지만 국정농단 만큼이나 유례가 없는 벚꽃대선은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치러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초단기 승부에 일정부분 약식이 불가피하다 보니 후보‧공약 검증은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행되고 네거티브와 바람몰이, 포퓰리즘 등으로 점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선자는 인수위원회 구성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탓에 정권 초기 혼란도 예상된다.

그럼에도 벚꽃대선은 대한민국을 바로세우고 제주가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돼야 한다.

때 맞춰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요 현안과 중장기 정책사업 등을 대선공약에 반영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각 정당 제주도당도 제주 관련 공약을 발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관건은 ‘선택과 집중’이다. 중요도와 실현가능성을 기준으로 ‘소수정예 공약’을 선별‧반영하지 못한다면 뜬구름 잡은 꼴이 될 뿐이다. 안 그래도 공약은 공염불로 끝나기 십상 아닌가.

벚꽃이 화려한 만개를 지나 허무하게 지듯 제주공약이 ‘말의 성찬’에 그치며 무위로 끝나선 안 된다.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는 제주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올해 벚꽃의 계절에 도민들이 두 눈을 똑바로 떠야 하는 이유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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