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대안을 꿈꾸다
청년, 대안을 꿈꾸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2.0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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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한.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 / 사회학박사

[제주일보] 정유년 새해가 밝은지 한 달이 지나고, 설 명절도 보냈다. 이제 2월 말이면 각급 학교들이 졸업 시즌을 맞이하여 졸업생들을 떠나보내는 시기이다. 그리고 신입생을 맞을 채비를 갖추느라 분주해진다. 특히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은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는 꿈에 부풀어 있다. 그런 대학 졸업생들이 얼마나 될까? 대학을 졸업하고 있지만 아직도 취업이 안 된 학생들은 답답하고 괴로운 심정으로 졸업을 맞이할 것이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청년에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문제가 소위 ‘반듯하고 좋은’ 직장을 잡아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한 필요조건이 바로 자신이 희망하는 일자리를 갖는 것이다. 그러나 높은 임금과 고용안정을 보장해 주는 좋은 일자리가 우리 주변에 그리 많지 않다.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에 좋은 일자리가 기대만큼 쉽게 많이 생겨나지 않는다. 올해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 경기침체를 벗어날 전망이 어둡다. 더구나 기업들은 신규 일자리 창출보다는 현재의 일자리를 지키기에도 힘들어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젊은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취업 영역은 국가기관 혹은 공기업이다. 그래서 대학 재학생 혹은 대졸자들이 공무원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

제주청년들의 공무원 혹은 공기업 취업 선호도가 여러 조사연구에서 40~50%대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대학 재학 중, 휴학 중 혹은 졸업 후에 공무원 취업 준비를 위해 서울의 노량진 고시 학원으로 몰려가는 현상을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젊은 청년들의 노동시장에서 행정서비스 직종인 공무원 혹은 공기업 사무직종은 취업지망생의 수요 충족에 훨씬 못 미치니 취업경쟁률이 아주 높다. 그렇기 때문에 공무원 취업 재수 혹은 삼수 현상이 지속되고, 더 나아가 공시족(공무원 시험 준비생) 낭인으로 전락하여 장기 청년실업자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우리들의 삶에서 공무원 혹은 공기업 근로자로 일하는 노동시장이 과연 최상의 선택인지 한 번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젊은 청년들에게 젊음 그 자체가 힘이고 희망이며 든든한 자본이다. 그래서 젊은 시절에는 다양한 체험이 중요하다. 청년 실업시대에 과연 꿈과 희망이 없는지 혹은 대안이 없는지도 곰곰이 생각해 볼 때이다.

우리 사회는 디지털 정보화 사회를 넘어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을 대신해 주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사회적 중추 역할을 담당할 젊은 청춘들이 4차 산업혁명의 세상에서도 과연 공무원이나 공기업 취업에 매달리는 현상이 일어날까? 제주청년들은 시대적 변화를 읽고 탐색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여 공무원이나 공기업이 아닌 다른 대안 찾기에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이 가 보지 않는 길을 선택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오늘날 세계적 명성과 부러움을 사는 인물들이 과연 누구나 갈 수 있는 쉬운 길을 선택하였을까? 반드시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젊은이에게 꿈과 도전이 두려움으로 다가오면 현실에서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할 것이다. 젊은 청춘들이 현실에 집착하면 할수록 삶의 다양한 대안들이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대신에 젊은이들이 목숨 걸고 하고 싶은 일, 꿈꾸는 일을 하고자 할 때 두 번째, 세 번째 중요한 일들을 포기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도 취업을 하지 못한 졸업 예정 대학생 혹은 대졸자들이 자신의 삶의 행복지수를 높여 줄 삶의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자. 그런 후 비록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힘차게 가야겠다는 용기와 결단을 내리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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