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어렵고 정치는 희망이 없다"
"경제는 어렵고 정치는 희망이 없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1.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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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나흘간의 설 연휴가 끝났지만 오랜만에 고향에서 만난 가족들과 친지끼리 오간 정담은 여전히 귓전에 남아 있다. 그러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아마도 즐거운 일보다 괴로운 일이 더 많이 기다리고 있어서일게다. 가족들과 만남의 기쁨은 잠시, 미래의 희망보다는 걱정이 훨씬 많았던 올 설이었다.

올해 설 연휴에 나타난 민심을 요약하면 “경제는 어렵고 정치는 희망이 없다”는 말일 것이다. 경제가 어렵지 않은 때가 언제 있었으며 정치에 대한 기대가 컸던 때가 과연 있었는지 반문할 수 있지만, 올해 설날에 도민들의 말은 그 어느 때보다 구체적이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단순한 추상적 표현을 뛰어 넘어, 어떻게 이 나라와 이 지역의 경제를 살리고 희망이 없는 이 정치를 바꿀 것인가를 묻는다. 그런 점에서 밑바닥 민심이 쏟아내는 “경제가 어렵고, 정치는 희망이 없다”는 소리를 정치권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경제적 어려움을 풀어주는 것도 결국 정치의 몫이고, 어려운 현실에서 한 줄기 희망을 쏘아올리는 정치도 정치인의 몫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겸허히 민심을 수용하는가 여부다.

기성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정치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새로운 정치를 입이 아닌 몸으로 보이라는 게 민심의 요체다. 사실 이번 설 연휴는 대통령 탄핵 심판과 ‘4말5초’ 벚꽃 대선이 화두를 형성해서인지 대선 1차전의 성격을 띄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대세론을 이어갈 것인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박지원 손학규 김종인 등과의 연대를 이룰 것인가를 두고 화제를 이끌었다.

이미 대선 표갈이에 뛰어든 안철수 전 국민의 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 많은 후보군의 향후 진로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런 만치 이번 대선 일정에서 분열과 연대, 통합의 과정은 불가피하게 됐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치러질 벚꽃 대선의 의미는 그래서 엄중하다.

이번 대선은 식상한 진보와 보수의 갈등, 이런 저런 정파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을 넘어 참다운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작업이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지향하는 민주주의의 핵심은 ‘공정한 사회’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경제적 양극화 문제를 푸는 데 우선을 둬야 한다. 흙수저, 금수저론과 헬조선으로 대표되는 기회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

지금 국내 경제가 어려운 것만이 숙제가 아니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경제와 외교 등에서 의미있는 정책을 제시해 나가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우리가 경시(輕視) 못할 사안들이다. 자칫 이 나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세계적 변화기다.

여야 정치권은 이번 설 연휴의 민심을 보고 들었을 것이다. 나라를 생각하는 자세를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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