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받고, 예산 훔쳐먹는 이런 공무원이
뇌물 받고, 예산 훔쳐먹는 이런 공무원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1.2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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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 소속 소방장이 소방장비 입찰관련 정보를 사전에 유출하고 납품업자 2명에게서 2400여 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소방장은 또 실제 납품도 받지않은 소방장비를 업자로부터 구매한 것처럼 허위공문서를 꾸며 예산 1800만원을 집행해, 세금을 제외한 남은 금액을 업자로 받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 소속  일개 7급 주사보 소방장이 공무상 비밀을 몰래 누설하고, 그 대가로 업자로부터 이렇게 뇌물을 받아 먹었다. 그것도 모자라 사지도 않은 소방장비를 샀다면서 업자와 짜고 공문서를 꾸며 예산을 훔쳐 먹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종류의 공무원 비리는 뇌물규모에 관계없이 정상적인 납품업자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사심없이 열심히 뛰는 대다수 다른 공무원들을 기운 빠지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 도 소방본부 공무원 10여 명을 불러 조직적 비리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건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도민들의 실망감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특히 설날을 앞둔 요즘처럼 하루 하루를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 시기에는 도민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그 크기가 더해진다. 이런 사례가 소방공무원에 국한되는 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제주 공직사회가 청렴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시중의 여론이다.

제주도는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될 것을 미리 알았는지, 하루 전날 올해 청렴도 1등급 달성을 목표로 하는 ‘2017 반부패·청렴시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청렴도 향상 컨트롤 타워로 행정부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청렴대책본부’를 구성하고 공직사회의 부패를 추방해 청렴한 공직 풍토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거창한 발표가 결과적으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 된 셈이다. ‘청렴대책본부’가 잘못됐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것보다 우선 유사 사례가 더 없는지 철저히 살펴보기 바란다. 도민들이 공무원 사회에 요구하는 주문은 간단하다.

법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민원인들을 공평하게 생각해주기를 원한다. ‘청렴한 공직자’를 귀하게 여기는 것은 그가 지나가는 곳의 산림이나 천석(泉石)도 모두 그 맑은 빛을 받게하고, 주변의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한마디로 살 맛 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바뀌었다.

“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받은 내가 알고, 준 네가 아니 어찌 비밀이라고 하겠는가?”

공직자들은 이해관계인에게서 절대로 금품을 수수하지 말아야 한다. 도민들이 원하는 것이고 경찰이나 사법부도 원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묵묵히 도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원하는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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