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 시의 도로 행정이 이러니
도와 시의 도로 행정이 이러니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1.2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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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멀쩡한 보도블록이 뜯겨져 나가고 도로가 파헤쳐지더니, 이번에는 파헤친 도로를 다시 파헤치겠다고 한다.

지금 제주시 도심권 주요 간선도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제주시는 주요 간선도로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모두 완료했는데, 이 간선도로는 오는 3월에서 5월, 다시 차선과 차로별 도로구조를 바꾸는 대대적인 공사를 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제주시는 불과 2~4개월 후 다시 파헤쳐질 도로를 보수하며 아까운 예산 61억원을 공사비로 썼다는 말이 된다. 누가 보아도 예산낭비다. 이 지경이 된 것은 한마디로 제주도와 제주시가 서로 따로 따로 논 탓이다.

제주도는 제주시의 도로 보수공사는 “몰라라”하고, 올해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한다고 이 도로들의 구조를 변경하는 때문이다.

시가 파헤친 데를 도가 다시 파헤친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제주시 주요 간선도로의 1차로의 경우, 대형 차량인 버스 주행을 고려해 포장 강도를 크게 높여 다시 공사하고, 첨단 정보시설 설치, 지장물 정비 등을 시행함으로써 시설비만 1㎞당 20~2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사실상 차선은 물론 차로별 도로구조를 완전히 바뀐다.

사전에 제주도와 제주시가 이를 협의했으면 보수 공사로 인한 시민 불편을 겪지 않을 수 있고, 예산도 아낄 수 있었다. 제주도와 제주시는 각각 시행하는 사업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그런 변명은 구차하다. 이런 일을 사전에 조정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도로관리심의위원회 제도다.

도대체 뭘 하고 있었나.

또 자치시를 폐지하고 행정시로 만들어 놓은 건, 제주특별자치도가 이런 걸 잘 통합해서 행정의 능률을 기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하는 일이 이런 식이니 그게 무슨 효용이 있나.

더 기가 막힌 것은 제주시는 당초 계획대로 노후 도로들을 보수했으니 아무 잘못이 없다 하고,  제주도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위해 차선과 차로별 도로 구조를 변경하는 것이니 보수 공사와는 관계가 없다는 태도이다.

이중 공사로 인한 시민 불편이나 예산낭비 문제는 “모르쇠”다. 제주시가 당초 계획된 도로보수 예산을 쓰지 않고 예산이 남을 경우 다음 연도 예산 배정에서 사업비가 깎일 것으로 보고 무리하게 도로 보수공사를 강행한 탓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예산 불용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공무원과 공사업체 간 유착 가능성도 또 다른 이유로 제기된다.

돈이 없어 난방도 못하고 추운 겨울을 나는 서민들이 계속 늘고 있는데, 제주도와 제주시는 돈을 쓰지 못해 안달이라도 하듯 이렇게 예산을 흥청망청 허비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이런 때, 이런 것을 감사하라고 있는 것이다. 책임소재를 따져 철저히 응징해야 한다.

그게 안 된다면 시민들이 나서 예산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감시 운동을 펼칠 수밖에 없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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