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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큰 '원도심 골목과 人文學의 만남'
제주일보 | 승인 2017.01.08

[제주일보]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침체된 제주시 원도심을 살리기위해 단단히 마음을 다잡은 모양이다.

제주시 삼도2동주민센터 인근 문화예술거리에서 원도심 축제를 열더니 이번에는 관덕로 일대에서 원도심에 녹아든 기억과 추억을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원도심의 장소성과 역사성, 지역 주민들의 삶과 예술, 그 기억과 추억을 상품으로 출시했다니 기대가 크다.

주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제주성벽길을 답사하면서 원도심에 내재된 역사·사회·문화적 지층을 탐색해보는 이벤트는 흥미롭기도 하거니와 그 자체가 문화관광 상품으로도 충분하다.

오늘 옛 신성여고 교사(校舍)와 중앙성당, 옛 제주도립병원 인근 골목에서 열리는 ‘응답하라 원도심 친구들’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골목에서 딱지치기와 구슬치기를 했던 시절이나, 시멘트 벽에 기대어 밀어를 속삭이던 청춘의 시기를 기억하는 이들은 지난 날 ‘골목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골목 안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골목을 사이에 두고 각각의 인물들은 사랑에 가슴 아파하고 처진 어깨의 애잔함을 다독거리며 살아간다. 드라마 속에서 그들이 만들어내는 자잘한 에피소드의 중심에는 골목이라는 지형이 자리잡고 있었다.

‘응답하라 원도심 친구들’도 제주시 원도심 골목이라는 지형에서 펼쳐진 사람들의 사랑과 삶, 그리고 자잘한 에피소드를 따라가 보는 기억과 추억의 길인 것 같다. 이 프로그램 등을 볼 때, 다음 달 24일까지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어쩌면 원도심 골목길과 인문학의 만남이라고 생각된다.

골목길은 인문학이 말하고자 하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공간이다. 인문학(人文學)은 사람이 만든 무늬, 즉 사람의 문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한 마디로 사람의 가치와 사람다움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영역이다. 박제화된 이론의 인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과 추억이 있는 골목길 속 인문학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원도심 골목길 속 에피소드에서 제주 인문학을 이야기하고 풀어나가려는 이 시도는 매우 바람직하다. 그것이야 말로 제주 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내릴 수 있는 인문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제주문화예술재단의 프로젝트는 이 때문에 눈에 띈다. 말 그대로 축제와 이벤트 천국인 요즘, 이 프로젝트의 의미는 여타 먹고 마시는 축제와는 사뭇 다르다.

원도심 골목길에서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기억과 추억을 따라가면서 사람들의 냄새를 만들어 냈으면 한다.

골목길은 사람이 주인이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오직 사람만이 희망이다. 도시는 이야기 책이며 걷기라는 언어로만 해독이 가능하다고 한다.

원도심을 재생시키기 위해서는 제주시 도시 이야기 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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