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배려·행복 있는 교육문화 실현"
"협력·배려·행복 있는 교육문화 실현"
  • 박미예 기자
  • 승인 2017.01.03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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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이석문 교육감

[제주일보=박미예 기자] “올해 교육의 본질이 살아있는 교실을 더욱 힘 있게 만들겠습니다.”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새해를 맞아 본지와 가진 신년 대담에서 “‘질문이 있는 교실’을 실현하겠다”며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으며, 자존감과 창의력, 민주 시민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학생 문예체 및 주제탐구 동아리를 중심으로 예술적 감수성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겠다”며 “2015 개정 교육과정과 과정 평가에 대비해 해외 학교 및 국제학교 파견 연수를 확대함으로써 교원들의 역량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고교체제 개편을 통해 성적에 밀려서 가는 학교가 아닌 선택해서 가는 학교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며 “이 흐름이 좀 더 지원되고 확산되면 동지역 고등학교 쏠림 현상도 많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제주형 교육복지 체계를 만들어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펼치겠다”며 “궁극적으로 경쟁보다는 협력, 서열 보다는 배려, 성적보다는 행복이 있는 교육 문화를 실현하겠다”고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16년 한 해를 정리하면.

지난해 많은 결실이 있었다. 경쟁과 서열 중심의 고입 선발고사를 2019학년도부터 폐지해 의무교육인 중학교 교육과정의 본질을 살릴 수 있게 됐다. 제주교육의 오랜 숙원인 교육비특별회계 도세 전출 비율을 3.6%에서 5%로 상향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아이들의 주관적 행복감이 높아진 것은 무엇보다 큰 성과다. 지난해 발표된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 조사’ 결과 2015년 주관적 행복감이 70%를 차지해 전년에 비해 약 5% 정도 올랐다.

아쉬운 건 역시 누리과정이다. 누리과정 예산 부담으로 교육재정 구조가 나빠져 시급한 사업에 예산을 원활히 투입하지 못했다. 국회와 정부가 해결의 물꼬를 만든 만큼 새해에 누리과정 걱정이 덜어졌으면 한다.
 

▲‘질문이 있는 교실’의 효과는. 앞으로의 준비는.

지난해 아이들은 광장에서,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현 시국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 스스로 공부하고 토론하며 답을 찾았다.

앞으로 광장과 거리는 교실로 대체될 것이다. 아이들의 수 많은 질문을 교실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질문이 있는 교실’을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과 상상‧창의력, 민주시민 역량을 키우겠다.

‘질문이 있는 교실’은 정착단계다. 올해는 더욱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 토론 중심 교육과정 운영을 통한 민주시민 토론교육을 활성화한다. 사제동행 ‘같은 책 읽고 생각 나누기’ 독서활동을 운영하고, 유·초등 날마다 1시간 교실 밖 수업을 활성화한다. 과정 중심으로 학생평가방법을 개선하고 다양한 참여, 협력, 표현으로 집단지성 경험을 확대하며, 학교 단위 학습 공동체 구성을 확대하는 한편 교원 연구동아리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올해 제주교육의 핵심 중 하나가 ‘학생 동아리 활성화’인데, 구체적 내용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 인공지능과 차별화된 예술적 감수성과 문제해결 능력, 유연한 적응력 등을 키우기 위해 학생 동아리를 활성화한다. ‘아이들이 원하는 작은 학교’ 개념의 동아리다. 발달단계를 고려한 1학생 1동아리를 권장하며, 음악·미술·연극·독서·탐구·합창 등 주제별 학생 자율동아리와 고등학생 인문·사회·과학 동아리 활동을 지원한다.

특히 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조사‧연구활동을 하고, 이에 대한 보고서나 논문을 쓰는 활동인 인문·사회·과학 R&E(Research & Education) 활동과 동아리 중심 각종 발표회도 지원한다.

학교 단위 학교스포츠클럽도 의무화하며, 교내 스포츠클럽 리그 활성화 및 학교 스포츠클럽대회를 더욱 활성화할 방침이다.

 

▲아직도 평준화고 선호도가 뚜렷한 상황에서 연합고사 폐지에 따른 우려가 많다.

긍정적 흐름이 많다고 본다. 중학교 의무교육 본질 실현과 2015 개정 교육과정·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를 위해 연합고사는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일부 우려가 있음을 공감한다. 지난해부터 초·중학교를 방문해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새로운 고입 전형의 당위성을 알리고 있다.

연합고사 폐지가 지역 간, 학교 간 균형 발전의 계기가 될 거라 본다. 연합고사가 유지되면서 제주시 동지역과 읍면지역 간, 제주시 동지역내에서 불균형적인 진학의 흐름이 있었다. 연합고사 폐지 발표 후 지난해 5월 고입전형 내신 성적 산출 지침을 구축, 각 학교에 전달했다. 교원 연수를 통해 새로운 전형을 안정적으로 실시하는 준비를 갖추고 있다. 교사들이 평가, 수업에 어려움이 없도록 학교 현장을 충실히 지원하겠다.
 

▲학생, 교원 등과 토론회를 연중 개최하고 있는데 느끼는 점은.

의견과 제안들이 각각이지만 결국 공통된 바람들로 묶인다. 아이가 100세 시대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것, 꿈과 끼·가능성에 맞춰 즐겁게 일을 하며 살았으면 하는 것, 학교가 아이를 사랑으로 키워줬으면 하는 것이다.

‘교육의 본질’이 이러한 바람들을 해결하는 열쇠다. 만남이 이어질수록 교육의 본질이 살아있는 교실을 만드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을 굳게 갖는다. 부모님과 교원들은 교육을 둘러싼 사회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다양한 요구와 의견들을 잘 수렴해 교육의 본질에 충실하고, 미래 사회 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을 펼치겠다.

▲제주 해사고 유치, 서부지역 학교 신‧이설 등 미해결 현안이 많다.

제주지역에 인구가 폭발적으로 유입되면서 학교 증개축도 급격히 늘고 있다. 향후에는 서부지역 인구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고 닥쳐서 준비를 하게 되면 재정적 한계 등으로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레이니데이 펀드라고 수익이 많을 때 기금을 적립해두는 게 맞다고 본다. 현재 서부지역 학교 신·이설을 위해 관계자, 이해당사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고, 실질적으로 부지 매입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

2018년 개교를 목표로 한 제주 해사고 문제는 교육부와 해수부까지는 일정부분 합의가 됐지만, 기재부에서 국비가 나가는 것에 대한 강한 통제가 있다. 또 최근 한진해운 사태 등으로 수요에 대한 확실한 근거들을 조금 더 요청하고 있다. 논리적 부분들을 보완하면서 제주 해사고 유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적어도 오는 2월말에서 늦어도 3월까지는 결과를 이끌어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5월 전에는 결정을 내려서 방향성을 잡겠다.
 
▲마지막으로 도민들께 전할 말은.

지난해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알파고’로 꼽는다. 지난해 주요 정책의 초점을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에 맞췄다. 이를 위해 교육의 본질이 살아있는 교실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다. 인공지능과 차별화된 아이들의 질문의 힘과 문제해결 능력, 예술적 감수성, 건강 등을 키우는 교육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에도 주력했다.

올해도 이 방향을 따라 정책과 행정을 추진하겠다. 업무를 덜어내고 학교 현장을 지원하는 행정으로 교육 본질이 살아있는 교실을 만들겠다.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충실히 펼치겠다.

박미예 기자  my@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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