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제조업 4%대 성장세 '견인차…관광·농업 '주춤'
건설·제조업 4%대 성장세 '견인차…관광·농업 '주춤'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7.01.0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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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제주 경제기상도 -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전망한 올해 제주경제의 명암을 짚어본다

[제주일보=신정익 기자] 최근 수년 동안 제주지역 경제는 돌발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국 최고 수준의 성장률을 지속하면서 ‘호시절’을 구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인구유입과 관광객 1500만명으로 상징되는 관광산업 호황 등이 이어졌다. 여기에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이 늘면서 민간 주택경기를 중심으로 건설업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제주 지역내총생산(GRDP)은 4.5%로 전국평균(2.8%)을 크게 웃돌며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건설업이 지역경제 호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한 달 평균 1200명 이상 순이동을 기록한 인구유입 등으로 인한 주택건설과 관광휴양시설 공사 등이 크게 늘어난 것이 건설업 분야에서 전국최고 증가율을 이끈 동력이 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장한철)는 올해도 관광객 증가와 건설투자 등이 이어지면서 제주경제는 4%대 중반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본부가 전망한 올해 제주경제의 명암을 각 산업별로 짚어본다

 

관광관련 서비스업 ‘주춤’

제주관광은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광객 관련 여건이 악화되고 국내‧외 소득여건 개선도 미흡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 시장은 중국이 지난해 저가 해외관광 근절을 명분으로 단체관광과 쇼핑을 제한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크루즈 입항횟수가 755회로 늘어나는 데 힘입어 전체적으로는 13% 가량 증가할 전망이지만 지난해 증가율(38.3%)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 등은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방문에 악재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15년 23.4%였던 증가율은 지난해 11.5%에 이어 올해 5.6%로 한 자릿수로 둔화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간 주택건설 증가세 둔화

건설부문은 민간과 공공부문의 명암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비주거용 건물 건설과 공공부문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은 늘어나겠지만 주거용 건물건설이 다소 부진하면서 전체 건설업 생산 증가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드림타워(30만3000㎡)와 신화역사공원 등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착공 면적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비주거용 건물 건설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2034억원), 천연가스 공급설비 건설공사(1236억원), 제주국제공항 우회도로(118억원) 공사 등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공공부문 SOC는 호조가 예상된다.

주거용의 경우 주택 초과수요가 줄어들고 미분양이 늘어나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초과수요는 가격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외지인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주거용 건축 허가면적도 증가세가 이어지긴 하지만 2014년, 2015년에 비해서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노지감귤 생산량 소폭 감소 전망

농림어업 분야의 경우 돼지고기 출하량은 소폭 늘어나겠으나 노지감귤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소폭 감소세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노지감귤은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생산량 조절 노력이 이어지면서 감소할 전망이다.

제주지역 노지감귤 조수입은 전체 감귤의 51.2%, 전체 농산물의 23.9%를 차지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도내 노지감귤 재배면적이 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돼지고기는 지난해 3분기중 생후 2개월 미만 자돈(仔豚) 사육 마릿수가 전년동기대비 8.3% 늘어난 것으로 조사돼 올해 상반기중 출하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제조업도 건설경기 호조로 증가세

제조업 생산은 지속적인 먹는 샘물 수요와 함께 건설 관련 비금속광물 생산 증가에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지만 감귤음료의 경우 일부 업체가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해 가공용 감귤수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올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조업 생산은 지속적인 먹는 샘물 수요와 함께 건설 관련 비금속광물 생산 증가에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성장가도의 변수들

올해 제주경제는 지속적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만 이를 둔화시킬 수 있는 변수들도 적지 않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이 대내‧외 불확실성이다.

탄핵 정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도민들의 소비 위축과 국내 관광경기가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제주 경제에 ‘괜찮은 일자리’를 공급해 왔던 다른 지방 기업의 제주이전이 정체 상태인 것도 우려할 만한 요인이다.

특히 지난 수년간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인구 유입이 부동산 가격 급등 등 이주여건 악화로 인해 둔화될 경우 제주경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증가는 소비를 촉진시켜 소매판매업, 부동산임대업 등 제주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에도 부정적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다.

국내경제 부진에 이어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에 대한 ‘한한령(限韓令)’ 조치가 현실화 될 경우 제주관광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국내 관광객의 경우도 소득 개선이 늦어지고 국내외 정세 불안이 지속되면 최근의 호조세를 장담할 수 없다.

한국은행 장한철 제주본부장은 “제주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적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인구유입과 기업유치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장 본부장은 이어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관광의 질을 높여야 한다”면서 “중국의 관광정책 등에 의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시장의 다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정익 기자  chejugod@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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