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 대책은 투자환경 조성부터
'내수부진' 대책은 투자환경 조성부터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2.2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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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올 해 하반기 중소기업 실물동향은 국내 내수부진의 골이 얼마나 깊어 가고 있는지를 대변하고 있다.

제주를 비롯해 전국 중소기업 273곳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올 하반기 경영악화의 원인이 ‘내수 불황 장기화’라는 응답이 70.8%에 달했다. 상반기 조사 때는 61.9%였는데 하반기 들어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또 현재와 같은 경영위기 상황이 앞으로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도 81.7%에 달했다. 내수부진이 제조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이미 나왔다

제주상공회의소가 제주지역 10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한 경기전망 조사결과는 올해 4분기 경영애로 사항으로 ‘내수부진’(22.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장사가 안 된다”는 상인들의 말이 엄살이 아님을 확인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내수부진이 서비스 산업 전 업종에 걸쳐 폭넓게 확산됨으로써 내년 상반기 들어서도 내수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이 중에서도 부동산 업계가 가라앉을 경우 파급 효과가 커 내수기반을 흔드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내수침체가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부동산과 건설경기가 연착륙에 실패할 경우 국내 경기가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내수부진이 바로 기업의 투자, 고용, 생산 축소로 이어져 장기불황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가계소득을 늘릴 수 있는 좀 더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정부대책이 필요하다. 당장 내수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

과거 일본은 1990년대를 관통한 장기불황 당시 소비 부진의 원인을 단순히 경기순환적 문제로 파악했다. 소비 진작을 위한 대책이 소비세 인하와 소비 쿠폰지급 등에 머문 배경이다.

하지만 그런 일시적인 해법은 통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의 경우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 내수 침체라는 말도 나온다.

최근 국내에서 적극적 가계소득 증대론이 부상하는 이유다. 가계소득 증대론은 경기의 일시적 둔화보다는 소득 배분 구조의 왜곡에 따른 가계소득 정체가 소비 부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만큼 소비 부진의 만성화를 피하려면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돈이 국내 투자와 소비로 연결되지 않고 금융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내수 부진을 타개하는 길은 기업 투자와 고용확대를 꾸준히 진척시키는 일이 우선이다.

지금은 기업들의 애향심이나 애국심에 호소해서 투자를 이끌어내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묘수가 따로 없다. 국내외 기업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는 투자 환경조성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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