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장학금 가로채는 교수가 있다니
학생 장학금 가로채는 교수가 있다니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2.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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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학생들의 장학금을 빼돌린 대학교수 2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그들이 학생 장학금을 빼내 쓴 수법을 보면 기가 막힌다.

장학생 선발기준과 달리 성적이 저조한 학생을 장학생으로 추천한 후 해당 학생이 받을 장학금 300만원 중 100만원만 주고 나머지를 임의로 사용하는 식이다. 이 같은 수법으로 두 교수는 학생 6명으로부터 1800만원을 가로챘다고 하니 그 범죄 현장이 눈에 선하다.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을 교수실로 불러 장학금을 줄테니 “나눠 갖자”고 유혹했을 것이다. 교수가 돈을 준다고 하니 학생도 꺼림찍하면서도 동의했을 것이다.

이런 모리배들이 하는 일이 우리 사회의 지성이 모였다는 대학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 얼마나 추잡하고 부끄러운 일인가. 학생들이 교수를 얼마나 우습게 여겼을 것인가. 가뜩이나 대학이 어려운 현실에서 교수들이 학생 장학금을 빼돌리는 것은 나라와 대학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다.

장학금이 진짜 필요한 학생들이 지원을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대학은 장학 기능이 거꾸로가는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장본인이 사회지도층으로 존경받아야하는 국립대 교수라면 이는 더더욱 용납할 수 없는 문제다.

교수는 학점, 논문심사, 취업 알선 등에 걸쳐 학생들에게 ‘절대 갑’과 같은 존재다. 그런 점에서 이 같은 일이 ‘사제 갑질’의 한 유형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대학교수의 장학금 횡령은 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우리 대학 사회에 만연한 고질적 비리다.

그에 따른 정부의 대책도 숱하게 나왔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독버섯처럼 남아있다.

지금까지 이런 몰지각한 교수가 숱하게 적발됐지만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가벼운 징계만 받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강단에 서는 교수도 적지 않았다.

이래서는 학생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일부 교수의 도덕적 해이를 바로 잡을 수 없다.

대학 사회 전체가 비리집단으로 매도 당하지 않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보다 근본적이고 철저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양심을 저버리고 학생 장학금을 빼돌린 교수는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 더 나아가 아무리 작은 액수라도 학생의 장학금을 빼돌리면 교수직을 박탈하고 다시는 강단에 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범법 교수는 이미 교육자로서의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 사건을 교육부와 해당 대학에 통보하고 추가 피해를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해당 대학은 학교 명예를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쉬쉬할게 아니라 대학 전체에 걸쳐 철저한 진상조사를 하기 바란다. 사실이 밝혀지면 중징계를 해야 한다.

대학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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