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공립미술관, 정체성 '모호' 소장품 '중복'
도내 공립미술관, 정체성 '모호' 소장품 '중복'
  • 양미순 기자
  • 승인 2016.12.1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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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 학예연구팀장, 16일 '제주도립미술관 소장품 수집정책 학술심포지엄'에서 발제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준기)은 지난 16일 도립미술관 강당에서 ‘소장품 수집정책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제주일보=양미순 기자] 제주도립미술관을 비롯해 현대미술관, 김창렬미술관, 이중섭미술관, 기당미술관, 소암기념관, 추사기념관 등 도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도립미술관은 모두 7곳이다.

이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미술관 수는 많지만 개인작가를 위한 미술관을 제외한 미술관의 경우 각각의 정체성이 모호하고 소장품 중복도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준기)은 지난 16일 미술관 강당에서‘제주도립미술관 소장품 수집정책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제주도립미술관 이경은 학예연구팀장은 ‘제주도립미술관 소장품 수집정책의 현황과 문제적 극복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도내 공립미술관의 효율적 소장품 수집정책방안을 제시했다.

이경은 팀장은 “최근 김창렬미술관이 개관하면서 도립미술관이 7개관으로 늘었지만 소장품 수집방향이 무분별하게 이름 있는 작가 모두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소장품 수집이 유사하거나 중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립미술관의 경우 총 764점의 소장품 가운데 67%에 이르는 512점이 기당미술관 등 도내 타 공립미술관과 중복된다. 현대미술관은 총 소장품 439점 중 345점(78%)이 중복돼 문제가 더욱 심각했다.

이 팀장은 “제주도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에 상설전시하고 있는 작가들의 기증작품이 다량으로 소장된 경우를 감안해 보면 다소 비율의 차이를 보이겠지만 많은 작품들이 중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특히 지역작가들의 작품인 경우 중복된 비율이 더 높고 앞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도립미술관, 현대미술관, 기당미술관 등은 특성을 명확히 해 서로 경쟁적 관계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장품의 수집 영역을 조율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효율적 소장품 수집체계를 위한 차별화 방안으로 제주도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의 소장품수집 범주를 명확히 구분, 미술관의 정체성을 구축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팀장은 제주도립미술관은 제주의 대표적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제주 근‧현대미술사를 정립하는 소장품 수집과 평화‧인권을 주제로 한 작품, 섬‧해양문화를 아우르는 확장된 주제로 국내‧외 작품을 수집, 소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현대미술관은 현대미술에 집중하며 범위를 자연‧생태‧청정에너지 등 환경중심의 담론을 수용하는 실험적 예술형식을 대상으로 제주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구현할 것으로 제안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은 김유정 미술평론가, 장 엽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2실장, 김영호 중앙대 교수, 이경은 제주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의 주제 발표와 양미경 화가, 박경훈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변길현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와 발표자가 참여하는 종합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양미순 기자  manse76@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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