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나아가는 길
제주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나아가는 길
  • 제주일보
  • 승인 2016.12.1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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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지난 2일 제주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국제세미나가 열렸다. 이 세미나에는 남게이 쉐링 부탄 팀푸시 부시장, 안은주 제주올레 사무국장, 사토시 코지미 일본 지구환경전략연구소 연구원, 허창옥 제주도의원 등이 발표 및 토론을 했다. 개회사를 한 박원철 제주도의원은 의회연구모임 제주지속가능발전연구회의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란 2015년 9월 뉴욕 UN본부에서 193개의 참가국들의 동의하에 채택된 국제적인 약속으로 인류의 보편적 문제, 지구 환경 문제, 경제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다. 발표자 사토시 코지미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아직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수행한 대표적인 모델이 없기 때문에 성공적 실천사례가 나온다면 큰 영향력이 있을 것이다.

남게이 쉐링(부탄 팀푸시 부시장)은 부탄의 사례를 소개했다. 1972년 부탄 4대 국왕의 제안으로 국민행복지수(GNH)를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노력을 해왔고, 그 결과 부탄은 유럽 신경제재단(NEF)이 조사한 세계 행복지수 1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했다. 특히 부탄 관광객을 통한 국가 수익을 통해 국민의 무상 학비지원, 무상 병원비 지원을 하고 있다. 부탄에서는 국민의 행복을 측정하기 위해 ‘지속가능하고 평등한 사회경제적 발전, 환경보전, 모범적인 거버넌스, 문화 증진과 보존’을 네 가지 축으로 삼아 정책을 중점적으로 채택해서 추진한 결과 2015년 73%의 국민이 행복하다고 답했고 빈곤(불행)하다고 답한 이들은 0.2%였다고 했다.

허창옥 의원은 제주에서의 노력과 현안, 제주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제주에서도 SDGs 이행을 위해 ‘2030 탄소없는 섬’ 프로젝트를 통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기술들의 상호작용 관계 및 주민들과의 상생방안 마련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나오고 있다. 그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해녀 문화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방향을 배울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해녀문화에서의 공존의 방식, 세대전승, 여성의 가정경제역할, 대상군 리더십(마을공동체), 공익적인 헌신과 참여(마을길 조성, 학교건물 신축), 공동작업장 관리(공동의 자원관리), 노약자 배려(할망바당을 통한 해산물 나눔), 민주적 의사결정(불턱 문화, 문제발생시 원로해녀의 자문을 통한 문제해결) 등이 그것이다.

정법모(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의 발표 주제는 ‘Community Development와 사회자본의 활용’이었다. 지역사회개발은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집합적으로 행동하는 과정(UN정의)’이라고 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정착민, 이주민 사이에 사회자본(Social Capital)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자본에는 결속적 사회자본(집단의 결속 상황), 교량적 사회자본(사회계층을 뛰어넘는 역할), 연계적 사회자본(지역사회의 자원을 확장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

이러한 발표와 토론들을 보면서 필자는 제주야말로 지속가능발전의 모범적 실천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탄의 경우 국민행복을 목표를 구체적인 실천을 한 점에서 배울 점이 무척 많다.

하지만 사토시 코지미의 말처럼 부탄의 경우는 특수성이 있어서 전세계적으로 확산 가능한 성공사례로 보기는 어렵다. 만일 우리가 부탄이 실행한 국민행복지수와 구체적인 실천, 허창옥 의원이 언급한 제주도의 해녀 문화, 그리고 제주의 청정과 공존이라는 미래가치 위에 정법모 연구원이 이야기한 정착민과 이주민들의 사회적 자본의 개발을 통한 확장까지 응용해 실천할 수 있다면 세계에 전례없는 지속가능발전의 사례가 될 것이다.

제주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만큼 가능성도 많고 우려도 많다. 하지만 제주도민들은 한마음으로 도민의 행복에 기반한 지속가능발전을 열망하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정성과 함께 지혜로운 실천이다. 제주의 미래세대, 청년들을 위해 지속가능발전의 발판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가장 제주적인 것이고 세계적인 것이다.

제주일보 기자  hy0622@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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