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즘 환자
나르시시즘 환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2.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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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후. 작가 / 칼럼니스트

[제주일보] ‘나르시시즘’에 관한 문제는 최근 JTBC 프로그램 ‘썰전’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방송이 나간 지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그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유시민 작가가 내놓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분석 내용이다.

자신의 과오를 전혀 인정하지 않은 채 퇴진 문제를 국회로 떠넘긴 담화를 놓고 박근혜 대통령의 심리를 분석한 것이다.

유 작가는 총 길이 4분10초의 ‘박근혜 담화’는 표현이 모호하고 복잡해 해석과 번역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앞부분에서 대통령의 자의식이 보인다고도 했다. 앞부분은 자신이 정리한 내용이라고 보고, 뒷부분은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로 문장을 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사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라고 한 앞부분에 대해 유 작가는 “대중들이 화를 내든지 말든지 상관없이 박근혜 대통령이 정직하게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을 밝힌 것”이라며 “지독한 나르시시즘이고 ‘나는 애국자’라는 확신이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에게는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의지, 고의 또는 내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인식이 없다고 보고 있다. 박 대통령처럼 자기 이름의 사인을 큰 글자로 하는 사람들은 ‘나르시시즘 환자’라고 정신과 의사들은 말하고 있다.

나르시시즘은 호수에 비친 자기 모습을 사랑하며 그리워하다가 물에 빠져 죽어 수선화가 된 그리스 신화 속 미소년 나르키소스(Narcissus)에게서 유래되었다.

독일의 정신과의사 네케가 1899년에 나르시시즘(Narcissism)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만들었다.

나르시시즘이란 말이 널리 알려진 것은 S.프로이트가 이를 정신분석 용어로 도입한 뒤이다.

옛날 그리스는 신들의 세상이었다. 인간은 그들의 꼭두각시였다. 이들 가운데 아름다운 소년이 있었다. 나르키소스라는 이름의 소년은 어찌나 아름다운지 어떤 여자든지 그만 보면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이 소년은 ‘여성 혐오 병’에 걸려 있었다.

나르키소스의 아름다움에 대한 소문이 신들의 귀에도 들어갔다.

여신들이 그를 찾아갔다.

그러나 ‘여성 혐오 병’에 걸려 있는 나르키소스는 그 여신들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미의 여신 비너스가 그에게 미쳐버렸다.

나르키소스는 비너스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이라면 자살하지만 신의 경우는 그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나르키소스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 수 없는 비너스는 그로 하여금 그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하여, 미쳐버린 나르키소스가 그로 인하여 죽고 말았다.

유 작가는 줄곧 박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해왔다.

그는 2012년 12월 1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했다.

첫 번째는 ‘무섭고’, 두 번째는 ‘걱정’이 많이 된다는 것이다.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갈 것 같다”라고도 지적했다.

JTBC의 ‘썰전’에서 전원책 변호사는 미국학자 에리카 체노워스의 책 ‘시민의 저항은 어떻게 작용하는가(Why civil resistance work?)’를 인용해 인구의 3.5% 이상이 비폭력 시위를 계속할 경우 통계상 정권은 필연적으로 무너진다고 했다며 앞으로 두세 번만 더 주말 집회가 유지된다면 대통령과 새누리당으로서도 더는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박근혜 사과는 거짓말로 포장된 썩고 썩은 불량제품이 된 것이 아닐까?

박근혜를 탄핵을 해야 한다는 소리가 언제부터 나왔던가?

토요일이면 우리 모두 시청광장으로 나가 ‘박근혜 퇴진’을 외쳐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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