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최고수 가리는 무대…시종 명승부 연출
도내 최고수 가리는 무대…시종 명승부 연출
  • 김명관 기자
  • 승인 2016.12.04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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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인 축제의 장…200여 명 찾아
단체부·여학생부 경기 신설 ‘눈길’
제 43기 제주특별자치도 왕위전 개회식 전경

[제주일보=김명관 기자] 4일 제43기 제주특별자치도 왕위전이 열린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2층 다목적실은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승부의 갈림길에서는 탄성과 환호가 교차했다.

제주일보와 제주도바둑협회(회장 김병찬)가 공동 주최한 이 대회는 제주지역 반상의 최고수를 가리는 무대답게 시종 명승부를 연출했고, 반상의 열기도 그만큼 뜨겁게 달아올랐다.

○…올해 대회는 2010년대 들어 최대 규모로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대회는 왕위부와 단체부, 동호인 유단자부, 동호인 급부, 중·고등부, 초등 최강부, 초등 고학년부, 초등 저학년부, 여학생부로 나눠 진행됐다. 이날 부별 경기 참가자만 120명에 달했고 학부모와 관계자, 동호인 가족, 관중을 포함하면 대회장을 찾은 인원은 200명에 육박했다.

이 같은 인원은 2010년 이후 120명 안팎이던 규모에 비해 곱절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제주도바둑협회 관계자는 “단체부와 여학생부가 신설되고 애기가들의 열정도 커지면서 근래 최대 규모로 대회가 열렸다”며 “제주 바둑의 미래가 그만큼 밝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제주도 왕위전은 도내 최고 바둑인을 가리는 대회답게 경기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했다. 학생 참가자들은 친구들과 바둑판 앞에 마주 앉아 연습경기를 진행했다.

특히 경기가 시작되자 무서운 침묵이 흐르는가 싶더니 참가자들이 한 수 한 수 바둑돌을 놓는 순간마다 경기장에는 연방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경기 도중에 엎치락뒤치락 판세가 뒤집히거나 결정적인 승부수가 던져졌을 때 관중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관중들은 “지난 3월 이세돌과 알파고 경기에서 봤듯이 바둑은 승부사의 스포츠란 말을 새삼 실감한다”며 “한 수 한 수 모여 승부가 갈리는 모습에서 인생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회 개회식에서 김대우 제주일보 대표는 “대국에 나서는 모두가 아름다운 승부를 펼치길 기원한다”며 “동호인들의 축제와 연대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병찬 제주도바둑협회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바둑 불모지나 다름없던 제주에서 1968년부터 왕위전이 시작됐으니 역사와 전통은 실로 대단하다”며 “그 동안 대회가 지속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신 도내 바둑인 모두에게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회장은 “내년에는 전국 아마바둑대회 개최와 내셔널리그 제주 팀 창단 등 바둑인들의 오랜 숙원사업이 하나둘씩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체전 우승 제주대OB기우회팀(사진 왼쪽부터 노형인씨(20), 강민우씨(34), 한정현씨(21))

○…이번 대회에서 단체부와 여학생부 경기가 신설돼 바둑 대회의 열기를 더했다. 강민우씨(34·이도이동)와 한정현씨(21·일도이동), 노형인씨(20·아라동)로 구성된 제주대OB기우회팀이 올해 단체전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제주대OB기우회팀은 결승에서 먹돌기우회팀을 2-1로 눌렀다.

여학생부 우승은 안수민양(동홍초 2)에게 돌아갔다. 안수민양은 “친구따라 바둑학원에 다니게 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며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돼서 기분이 좋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치열한 승부가 한창인 경기장 한편에서는 탈락의 고배를 마신 동호인들의 친선경기가 펼쳐지기도 했다.

앞서 예선과 본선에서 탈락한 참가자들은 왕위전 자리를 빌어 오랜만의 수를 나눴다.

이들은 평소 같은 동호회인 간의 대국이 아니고서는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드물어 이런 기회를 통해 친선경기 겸 서로의 실력을 가늠해보는 자리를 가진다고 답했다.

특히 30년 이상의 바둑고수들의 친선경기가 펼쳐지기도 해 주변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10번이 넘는 친선대국이 진행됐다.

김명관 기자  mg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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