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천심’…국민 목소리에 답해야 할 때
‘민심은 천심’…국민 목소리에 답해야 할 때
  • 현봉철 기자
  • 승인 2016.11.28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현봉철 기자] 매주 토요일 저녁을 제주시청 길거리에서 후배 기자들과 함께 보내며 ‘민심은 천심’이라는 진리를 깨닫고 있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주말 촛불집회는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26일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렸던 제주 6차 촛불집회는 쌀쌀한 비 날씨에 참가자가 이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주최 측과 경찰의 공통된 예상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 주최 측 추산 6000여 명(경찰 추산 1500명)의 시민들이 모여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시민사회단체에서 조직적으로 동원한 사람들보다는 집회와 담을 쌓고 살던 평범한 시민들이 대다수였다.

대규모 촛불집회임에도 시민들은 평화롭고 질서 있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했고 자발적으로 쓰레기 청소에 나서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또 재치와 풍자로 가득한 문구와 구호로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촛불집회에는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도 상당수 참여했다.

청소년들은 “헌법 제1조 2항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돼 있다”며 국가의 주인이 국민임을 강조했다.

경찰도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참가자들을 배려하며 안전한 집회를 유지했다.

수십년 간 집회를 관리했던 한 경찰관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집회에 참가하는 것을 보며 촛불 민심의 무서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공자는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바로 서지 못한다(民無信不立)’고 했다. 논어(論語)의 안연편(顔淵篇)에 나오는 글이다.

국민들은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골라 들으면서 민심을 듣는 시늉을 하던 정치인들과 위정자들에게 진짜 국민들의 목소리와 말을 전하고 있다.

듣고 싶지 않은 쓴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광장에 모인 국민들과 솔직하게 소통하면서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일 것이다.

현봉철 기자  hbc@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