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도로굴착’, 이쯤서 작작하자
‘연말 도로굴착’, 이쯤서 작작하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1.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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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연말 제주시내 곳곳에서 도로 재포장과 인도블럭 교체 공사 등이 이뤄져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물론 이는 제주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서귀포시내 도로 상황도 제주시 지역과 큰 차이가 없다. 이처럼 연말에 도로를 파헤치는 공사가 대규모로 반복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 때문이다. 당해 연도 책정 된 예산사업을 연말 예산집행 마감을 앞두고 모두 사용하기 위해서다.

제주시는 올해 노후 도로를 보수하기 위해 예산 20억원을 확보했다. 제주시는 이어 지난 6월 추경 때 47억3000만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했다. 제주시는 이 예산으로 15개 구간 도로 31만3200㎡에 대한 보수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제주시의 도로관련 사업일 뿐 이 외에도 제주시 연동 신대로 주변에서는 지난 6월부터 전선 지중화 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비롯해 상하수도 공사 등 도로를 파헤쳐 벌이는 공사가 지금 이 순간 제주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도로를 파헤치는 공사가 연말에 집중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어느 기관이건 승인 받은 사업예산을 합당한 이유 없이 다음 예산회기로 넘길 경우 이에 따른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예산 이월에 따른 ‘합당한 사유’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다음연도 사업예산 편성 때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통상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들은 사업예산을 이월시키기 않기 위해 연말에 집중적으로 사업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사업이 연말에 몰리면서 시민들이 겪게 되는 고통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제주시와 서귀포시 지역의 경우 최근 붐이 일고 있는 도심지 대규모 건축공사들까지 겹치면서 보행자 뿐만 아니라 차량 운전자들의 어려움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평상시 같으면 한 번에 통과할 수 있는 신호를 두세 번 기다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연말이면 일반 시민들에게도 바깥출입이 많은 시기다. 지금 제주는 웬만한 가정 마다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 결국 이들 차량들이 한꺼번에 도로로 나오면서 공사장 주변에선 예외 없이 교통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책정 된 예산을 별다른 이유 없이 다음해로 넘겨선 안 되는 예산집행청의 사정을 모르는 게 아니다. 이쯤이면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예산 집행부서는 공사 과정에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도로를 점령해 일반 차량들을 통제한 뒤 공사차량만 통행하도록 하고, 나아가 도로의 상당면적을 사업자가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공사는 말 그대로 ‘구시대 공사판’이다. 예산을 집행하는 행정청은 불가피 하게 공사를 하더라도 출퇴근 시간을 비롯해 낮 시간 도로굴착 공사를 최소화해야 한다. 말로만 ‘시민중심의 행정’을 외칠 게 아니라 공사판에서 사업자 보다 시민을 먼저 보아야 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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