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에서 라오스의 탁발의식이 행해지는 모습을 보았다.

탁발이란 어떤 상업이나 생산 활동에 종사하지 못하는 불교 수행자들이 걸식을 통해 의식(衣食)을 해결하는 것에서 유래하는데 단순히 음식을 얻는 행위의 의미보다는 탁발을 통해 승려는 겸허함과 무소유 정신을 배우고 중생들은 승려에게 공양을 통해 덕을 쌓는 기회를 갖게 된다고 믿는 것이다.

주홍빛 승려복을 입은 승려들의 행렬과 그들에게 정성스레 마련한 음식을 공양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건 길가에 바구니를 들고 앉아 있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시주받은 음식의 일부를 다시 나눠주는 모습이었다. 혼자만의 소유가 아닌 공유하는 삶의 모습이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 경건해 보였다.

어찌 보면 세금을 납부하는 일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테면 세금의 여러 기능 중에 ‘부의 재분배’가 그것이다. 소득세나 재산세는 누진세를 적용해 과세한다. 즉 재산을 많이 소유하거나 소득이 많으면 그만큼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되고 그렇게 거둬들인 세금이 어려운 계층을 위한 각종 복지 사업의 재원으로 쓰여 여러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또 국가나 자치단체의 도로, 수도시설은 물론 도서관·박물관 같은 공공시설을 운영하거나 주민 편익 증진을 위한 각종 정책사업 추진에 필요한 경비에도 세금이 사용된다.

서귀포시 표선면에서는 지방세 체납액 연내 정리 마무리를 위해 이달부터 12월까지 지방세 체납액 일제정리기간을 설정·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법적 납세의무를 행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나눔의 실천이라 생각하고 혹시 밀린 세금은 없는지 확인 후 납부에 적극 동참해 주길 당부 드린다.

제주일보 기자  hy0622@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