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인사 혁신, 허울로 남지 않길
서귀포시 인사 혁신, 허울로 남지 않길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6.10.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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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고권봉 기자] 이중환 서귀포시장이 취임한 지 100일 만에 ‘전문성과 합리성’ 향상에 중점을 둔 인사혁신 기본계획을 수립, 이달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혁신은 ‘전국 최고 합리 행정’의 시정 목표 실현을 위한 ‘시동(始動)’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하지만 몇 가지 부분에서는 실효성을 거둘지 우려스럽다.

순환 전보 제한기간의 2년 6개월 확대라는 자체 규정은 현행 1년 6개월이라는 상위법을 거스르는 형국이 된다.

그동안 서귀포시는 법령상 1년 6개월인 순환 전보 제한기간이 있음에도 6개월 만에 과장과 읍・면・동장 등 교체를 ‘밥 먹듯이’ 해 왔다.

특히 이 시장 부임 후인 지난 7월 28일 2016년 하반기 인사에서도 공보실장과 예래동장, 대륜동장 등을 6개월 만에 교체했다. 2014년 6월 개관한 서귀포예술의전당 관장은 2년여 동안 4명이나 바뀌었다.

또 행정시장의 임기인 2년보다 6개월이나 긴 기간으로 신임 시장의 인사권 제약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격무 부서나 순환 근무 신청 등이 있으면 순환 전보 제한기간에서 제외, 강제성마저 없어 고개가 갸우뚱거린다.

게다가 부서장이 6개월 단위로 하는 소속 직원 근무성적평정을 2개월 단위로 누적된 점수를 반영하는 ‘평가점수 누적관리제’도 얼마나 객관적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2개월 단위 결과는 제출하지 않고 부서장이 자체 집계했다가 6개월 단위로 제출, 그 점수에 대한 변경 가능성이 있는 등 투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같은 부서장에게 순환 전보 제한기간인 2년 6개월 동안 무려 13번이나 평가를 받아야 하는 대상자들은 가뜩이나 업무가 과중한 상황에서 과당 경쟁 체제와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계획을 두고 공무원 안팎에서도 실효성이 낮은 계획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부디 이중환 시장이 내년 1월 예정인 서귀포시 상반기 인사에서 ‘전국 최고 합리 행정’ 약속을 잘 지켜 ‘허울뿐인 인사혁신 기본계획’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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