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며
제주해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며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9.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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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갑열 제주관광공사 사장

[제주일보] 제주칠머리당영등굿(2009년)에 이어 제주해녀가 올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도전한다. 제주해녀는 국가중요어업유산 제1호이기도 하다. 그만큼 해녀가 제주의 역사와 문화, 삶의 철학, 도민 정서와 인성교육에도 큰 영향을 줬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해녀는 적당히 잡을 만큼만 잡고, 내일 잡을 치를 남겨두는 삶의 여유와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공생(共生)의 철학을 실천해왔다. 초보 해녀와 상군해녀(노련한 해녀)는 서로 존경하고 배려하면서 물질 나가는 거리를 달리하는 미덕을 보여주는 등 여러 측면에서 볼 때, 제주해녀야말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의 정신을 기리고 한국을 넘어 세계의 가치로 보전하자는 차원일 것이다.

무형문화유산은 전통문화인 동시에 살아있는 문화라고 한다. 제주의 해녀가 바로 무형문화유산이다. 오랜 세월 동안 해녀들이 살아온 삶의 철학은 우리가 계승해야 할 문화이자 정신적 지주다. 또한 해녀는 계절을 막론하고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강한 책임감으로 거친 바다를 터전으로 척박하고 고단한 삶을 살아온 제주경제의 핵심이며, 항일운동으로 제주를 지켜낸 역사의 장본인이다.

필자가 2014년 제주관광공사 CEO로 취임해 제주에 터를 잡기 전에는 관광객 입장에서 해녀를 연상할 때 ‘해녀의 집 혹은 해변관광지에서 먹는 신선한 해산물’ 수준이었다. 아마 대부분의 관광객이 그럴 것이다.

조금 더 관심 있는 관광객은 해녀와 함께하는 스노클링 혹은 해녀학교에서의 물질 체험, 해녀박물관 방문 등 활동을 하겠지만, 이 역시 단순 체험 중심으로 짐작된다. 해녀에 대한 관심과 제주문화에 대한 이해가 약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간 제주도와 도의회, 언론, 연구소, 대학 등 많은 기관과 단체, 업계에서 제주해녀와 관련된 연구를 비롯해 해녀문화 가치 조명을 위한 세미나 개최, 스토리와 캐릭터, 기념품 개발 등 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다. 공사 역시 어촌계와 해녀박물관 등의 도움을 통해 국내·외 언론매체에 특집 다큐멘터리로 소개, 한수풀해녀학교에서의 해녀 체험, 양방언 콘서트 등 해녀와 예술의 결합, 최근에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사진전시회 등을 추진해왔고 영화와 드라마에 소개하고 있으며,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등 저명인사들 역시 제주해녀에 대한 책자를 발간하면서 해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국내·외에 제주해녀에 대한 관심을 더 끌어올리고, 이를 토대로 제주 인문자원의 가치를 한층 더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리스와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서는 역사와 건축, 예술작품을 활용해 인문관광에 주력으로 하고 있다. 유럽의 인문관광에서 배울 점은 그들 고유의 역사, 문화자원을 잘 계승하고 보존하면서 관광상품으로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다.

우리 제주 역시 인문자원과 관광의 접목을 확대해서 또 다른 경쟁력을 갖춰가야 할 것이다. 그 동안 자연 중심의 관광패턴에서 인문자원으로 영역 확대라는 전환의 발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우리 관광인이 중심이 돼 제주해녀를 소재로 다양한 ‘인문관광 루트’를 만들어내고 세계의 유수한 인문학자들이 제주를 방문하도록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해녀와 제주관광의 가치를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제주는 자연과 문화, 사람의 공존을 지향한다. 관광객이 제주의 자연에서 휴식을 취하며 향토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해녀문화 등 제주의 문화와 역사를 알아갈 때 제주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하고 청정과 공존의 제주가 실현될 것이다. 과거 유네스코 3관왕 쾌거를 이뤄낸 우리의 의지와 역량, 노력을 다시 모아서 제주해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꼭 이뤄내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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