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평생학습 박람회 불편한 온도차
주민자치&평생학습 박람회 불편한 온도차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6.09.12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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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고권봉 기자] 서귀포시는 사업비 1억992만원 들여 지난주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간 서귀포시 대륜동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 ‘2016 서귀포시 주민자치&평생학습 박람회’를 개최, 성황리에 폐막했다고 자찬(自讚)했다.

이번 박람회는 ‘배우고 나누고 스스로 참여한다’를 주제로 지역 17개 읍・면・동 주민자치센터와 평생학습센터의 우수프로그램을 홍보, 전시, 체험하는 37개 부스(60동)를 운영했다.

하지만 ‘성황리 폐막’ 보도자료를 보면서 씁쓸했다. 그 뒤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먼저 고질적인 주차 공간 부족으로 인한 교통 불편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서귀포시는 주차 공간이 부족하자 궁여지책으로 대륜동주민센터와 월드컵경기장 사이에 있는 왕복 2차선 도로 중 한 차선에 주정차를 허용하고 일방통행 진입로로 사용했다. 주차장에서 대륜동주민센터로 이어지는 곳은 출구로 썼다.

이 궁여지책은 밀려드는 차량과 갑자기 역주행하게 된 차량이 한데 뒤엉켜 모두에게 불편함을 줬다.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사정은 또 있다. 각종 체험, 전시관이 37개 부스에서 운영됐지만 부스당 최대 가용 전기 용량이 한정, 선풍기 등 냉방기의 가동수가 1~3대에 그쳐 다는 점이다.

유아를 대동한 가족 단위 방문객 등은 땀을 뻘뻘 흘리며 체험해야 했다. 더구나 행사장 내 그늘막도 부스별로 제각각, 땡볕에서 지친 일부 관람객은 인근 대형 마트로 ‘피난’을 떠나기도 했다.

편의시설 마련은 행사 추진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편의시설이 없는 행사에는 방문객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찾아오지 않으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다.

행사 주제를 빗댄 ‘그들만 배웠고, 그들만 나눴고, 그들만 스스로 참여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야 한다.

문제점 개선을 통해 내년 행사 후에 제공될 ‘성황리 폐막’ 보도자료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대상의 모든 것에 예외 없이 유효한 보편타당성을 갖추길 바란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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