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시행 3년차…여전한 '기대 반, 우려 반'
자유학기제 시행 3년차…여전한 '기대 반, 우려 반'
  • 박미예·김명관 기자
  • 승인 2016.08.2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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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기획-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문제는 없나

[제주일보=박미예·김명관 기자] 전국 최초로 제주지역에 전면 도입돼 시범 실시해온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올해부터 전국으로 확대돼 이번 2학기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올해 자유학기제에 쏠린 도내 학생과 학부모, 교육·유관기관 등 교육 주체들의 관심은 여느 때와는 사뭇 다르다. 이른바 ‘연합고사’로 불리는 고입 선발고사 폐지가 처음으로 적용받는 중학교 1학년이 이번 자유학기제 대상으로, 교육 변화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성공적인 연착륙을 위한 과제도 만만치 않아 올해 추진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막 오른 학생 중심 교육=중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자유학기제는 1~3학년 전체 학기 가운데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중간·기말 고사 등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다. 교과수업을 토론·실험·실습 등의 학생 참여형으로 진행하고, 진로 탐색·예체능·동아리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입시 위주의 교실을 ‘학생’ 중심으로 전향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입시에만 매달려온 학생 스스로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자기주도적 공부와 함께 창의성을 지닌 인재로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도내에서는 2013년 제주시 한라중과 서귀포시 서귀중앙여중이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로 지정·운영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2014년에는 전국 처음으로 도내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범 실시됐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는 전국으로 전면 확대돼 시행되고 있다.

이처럼 도내 자유학기제는 올해로 전면 운영 3년차를 맞고 있는데, 올해에도 45개 중학교 모두가 1학년 2학기에 운영하면서 이번 2학기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특히 올해 중학교 1학년은 고입 선발고사 폐지 1세대라는 점에서 이번 자유학기제 시행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대 높지만 걱정도 크다=자유학기제는 주입식 교육문화 개선과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아주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는 취지로 볼 때 많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도내 학교들은 교육 여건에 따라 교과별 배당 시간의 20% 범위, 창의적 체험활동 시수의 51시간 범위 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실시하면서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도내 학생 당 자유학기제 체험활동 평균 횟수는 교내 2.2회, 교외 4.3회 등 전체 6.5회로 전국평균(6회)을 웃도는 등 2년간 시범 운영에 따른 효과를 높여가고 있다.

이로 인해 교육 현장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제주시내 중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C씨(42)는 “아이들은 한 학기동안 지필시험을 안 본다는 생각에 너무 좋아하고 있다“며 “2학기 동안 아이들이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어떤 꿈을 찾을지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

올해 자유학기제를 처음 경험한다는 서귀포시 한 중학교 교사 B씨(45)는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면서 가장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은 수업의 변화”라며 “교사들끼리 수업을 일방적 전달형에서 학생 참여형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조금 어렵기는 하지만, 변화의 필요성에 모두 공감하고 보람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이번 중학교 1학년인 경우 내신 성적으로만 고입전형이 이뤄지기 때문에 학부모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는 실정이다.

신제주권 중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A씨(37)는 “자유학기제 시행과 연합고사 폐지가 맞물리면서 1학년 1학기 교과 성적이 너무나 중요해졌다”며 “자유학기제를 1학년 2학기에 실시하다 보니 학업 흐름이 끊겨 아이를 관리하기가 힘들다. 자유학기제 기간에 마음 놓고 쉬면 아이의 성적은 어떻게 유지하냐”고 걱정했다.

일부 교사들은 자유학기제 운영에 따른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다. 제주시지역 중학교 교사 D씨(36)는 “수업 혁신 때문에 안 그래도 힘든데 자유학기제 운영 학기에는 업무가 평소의 3배로 늘어난다”며 “수업 연구, 행정 업무, 교무, 학생 수 과다 등으로 어느 것 하나 온전히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다.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우선돼야 자유학기제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촌평했다.

▲갈길 먼 안정화, 성공 과제는=연합고사 폐지 세대의 첫 자유학기제 시행에 따른 대부분의 우려와 걱정은 학업 흐름 단절과 그에 따른 학력 저하, 2~3학년과의 연계성 부족 등이다. 여기에 사교육 과열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또 자유학기제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전체적으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하면서 안정화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지속적인 보완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로 볼 때 자유학기제의 성공적인 연착륙을 위해서는 프로그램 다양화와 제도 운영 역량 강화 지원시스템 구축 등이 요구되고 있다.

프로그램 다양화를 위해서는 도내 주요 기관·단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체계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지역사회 협력체계 구축이 관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교사들의 전문성 강화 및 업무 부담 완화를 위한 교육청의 지원시스템 강화 등도 후속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은 학생·학부모-교사-교육청 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자유학기제 취지를 살리면서 제도 운영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안정화 대책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자유학기제 추진단 운영과 진로체험처 확보 및 진로체험지원센터 구축 등을 통해 운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아울러 교원 역량 강화, 체험활동 지원, 지역사회 협력체제 구축 등 내실 운영을 위한 기반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박미예·김명관 기자  my@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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