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의 회초리
감성의 회초리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8.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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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호 수필가

[제주일보] 맹모삼천지교는 맹자 어머니의 자식교육에 대한 표본이다. 현 사회의 자녀교육 열기와 견줄만하다. 요즘은 한 세대에 한 자녀이다 보니, 귀한 자식 남에게 뒤떨어질까봐 교육에 온 힘을 기울인다. 학교에서는 학부형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학구열에 힘쓰다보니 학생 체벌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다. 한편으론 제자를 체벌한 교사의 징계에 대해서도 사회의 평가가 제각각이다.

교육의 회초리에는 매서운 교훈이 있었다. 선생님이 매를 든다고 해서 탓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야 한다.지난 날 시골에서는 서당이라는 곳이 있었다. 서당에서는 자기가 맞을 회초리를 집안 어른들과 함께 잘 다듬어서 선생님에게 가져다 드렸다. 잘못이 있으면 회초리로 언제든지 매를 맞는다. 진정한 수업의 매였다.

어머니의 사랑이 매에도 감정은 있다. 문제는 매에 대한 감정의 척도다.  조선시대의 공부는 품성과 인성교육으로 이어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수의 경쟁이 아니라 품성과 인격형성이 주된 교육의 목표였다.

학생들은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에 선생님의 그림자조차도 가려 밟았다고 한다. 혹여 잘못한 것이 있으면 매를 맞는 것은 당연지사다. 매를 맞고 들어온 아들을 보고 흐뭇해하며 웃는 부모의 모습이 그려진다. 매를 맞으며 성장하는 아들이 얼마나 대견했을까. 학창 시절 스승의 매는 졸업한 후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준다.

배움의 시절에는 돈을 주고 매를 산다고 했다. 매에는 값어치가 있어야 한다. 때리는 사람과 맞는 사람, 그들은 동질성을 갖는다. 그것은 서로 아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식이 잘못이 있으면 아비가 자식대신 매를 맞았다고 한다. 자식 잘못 키운 죄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매의 본질이다.

모든 동·식물은 조금 거칠게 키울 필요가 있다. 모진 비바람을 견디어 낸 나무는 쉽게 꺾이지 않는다. 품 안에 있는 자식은 온실 속의 식물과 다름이 없다. 어머니의 지나친 자식 감싸기인 방풍은 나중에 불어 닥칠 태풍 위력 앞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미래의 삶은 항상 냉정한 것이다. 오직 자기 혼자의 노력으로 헤쳐 나가야 할 인생의 험로인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많은 고난과 시련을 이겨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 백운 이규보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

‘긴 채찍으로 한 마리의 말을 때리니 여러 말들이 함께 달아났다’ 는 말이다. 품격있는 채찍이 필요하며 사랑이 없는 매는 맞는 자에게 반감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맞는 것 보다 때리는 것이 더 어렵다.  지식이 많다는 것은 힘이 있다는 것이요, 무지하다는 것은 무력하다는 것이다.  지식의 양과 자신을 때리는 매의 양은 합치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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