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광복 위한 헌신 잊지 않겠습니다”
“독립·광복 위한 헌신 잊지 않겠습니다”
  • 김명관 기자
  • 승인 2016.08.14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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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주년 광복절…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가다
27년간 독립운동 구심점 활동·핵심 인사 기록 망라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입간판(사진 왼쪽)과 입구에 걸려 있는 안내판.

[제주일보=김명관 기자] 건물은 중국 상하이시내 허름한 주택들 사이를 비집고 자리를 잡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71년 전 국민들이 그렇게 열망했던 ‘광복’의 모진 역사를 오롯이 담은 건물이었지만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가까이 가서야 확인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라고 조그맣게 적힌 입간판이 새삼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잊지 말아야할 역사적 발자취가 조금씩 희미해져가는 건 아닌지 하는 조바심도 없지 않았다.

상하이 마당로 306롱 4호. 지금으로부터 97년 전 상하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일대기가 기록된 곳이다. 제71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찾아간 역사적 현장은 그렇게 주변 일반 주택과 별 반 다를 바 없었다.

사진 위쪽부터 중구 상하이 마당로 306롱 4호에 위치한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입구전경. 3층에 위치한 임시정부 요인들의 프로필과 활동 사진들 모습. 2층에 위치한 백범 김구 선생의 침실 겸 집무실 내부 사진. <중국 상하이=김명관 기자 mgs@jejuilbo.net>

안으로 들어가 보니 1919년 3·1운동을 시발점으로 수립된 이후 광복에 이르기까지 27년간 우리 민족의 대표기구이자 독립운동의 구심점으로 활동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상과 역사적 인물 및 사건 등을 만날 수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됐다.

건물 내부에 들어서자 임시정부의 핵심 요인이었던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위원으로 활동하며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백범 김구 선생과 박은식, 이상룡, 이동녕 선생 등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었다.

계단을 올라 들어간 방은 김구 선생의 침실 겸 집무실이었다. 한 쪽 벽면에는 가족사진이 걸려 있고 선반에는 독립신문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등 후손들에게 독립된 조국을 물려주기 위해 고민했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임시정부 요원들이 사용했던 집무실에는 이동녕 선생이 평소 조국의 광복을 염원하며 즐겨 써왔던 친필 휘호 ‘광명(光明)’이 눈에 들어왔다. 현장에서 만난 해설사는 “독립에 대한 이동녕 열사의 열망을 나타낸 글”이라고 설명했다.

3층에는 한인애국단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등의 활동상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다. 전시된 책에는 “27년이나 되는 긴 기간 동안 정부 조직을 중심으로 독립운동, 식민지 해방 투쟁을 벌인 나라는 세계에서 오직 대한민국 뿐이다”라는 글이 적혀 있어 가슴에 와 닿았다.

한인애국단 윤봉길 의사가 1932년 4월 상하이 홍구공원에서 일본군 수뇌부를 향해 폭탄 의거를 실행한 당일 김구 선생에게 했다는 “저의 시계는 고작 한 시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는 말도 의미심장할 수밖에 없었다.

“윤봉길 의거가 중국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적극 지원하는 계기가 됐다”는 해설사의 설명 속에서 끝까지 기개를 굽히지 않고 대한독립을 열망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덧 71번째 광복절을 맞는 오늘 윤봉길 의사가 강조했던 ‘한 시간’은 제주도민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독립’과 ‘헌신’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면서 민족의 염원이었던 ‘광복’의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김명관 기자  mg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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