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 영그는 ‘작은 방’
아이들의 꿈 영그는 ‘작은 방’
  • 김명관 기자
  • 승인 2016.07.24 1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비교사와 아이들의 희망 만들기 ‘푸른 꿈 작은 방’ 화제
예비·현직 교사들 11년째 쉼터 봉사…임시 거처 못 구해 고민

[제주일보=김명관 기자] “아이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주시 건입동에 위치한 ‘푸른 꿈 작은 방’이 문을 연지도 어느 덧 11년이 지나고 있다. 이 곳은 저소득층 가정과 한 부모 가정, 맞벌이 가정뿐만 아니라 지역 내 아이들에게 방과 후 따뜻한 쉼터를 제공하는 ‘희망의 보금자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6년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총학생회가 내건 공약을 시발점으로 아이들과 예비교사들 간 만들어진 희망의 연결고리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교사들과 아이들이 만들어 나가는 ‘푸른 꿈’은 11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20일 찾아간 ‘푸른 꿈 작은 방’에서 만난 교사들은 25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이어지는 방학기간 프로그램을 준비하느라 바쁜 시간 속에서도 참된 교육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푸른 꿈 작은 방’ 방장인 예비교사 성예령씨(22)는 “3년째 활동하고 있는데 매해 기수가 바뀔 때 마다 많이 배우고 있다”며 “조금씩 변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성씨는 “하루는 한 아이가 갈등 상황에서 한동안 말을 하지 않을 때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한 적이 있다”면서 “결국 그 학생이 우리에게 마음의 문을 열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웃음을 지었다.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예비교사들은 수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국어와 영어, 수학 등 일반 교과목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 수업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면서 이를 차근차근 이행해나가고 있다.

특히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아이들이 직접 꾸리는 자치회의를 여는가 하면 비속어프로젝트(어떤 말을 해야 비속어 대신 바른 말을 써야 되는지 깨우치는 활동), 박물관 견학, 요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6·7·8기 예비교사 멤버로 활동했던 김동성 영평초 교사(23)는 “아이들이 ‘푸른 꿈 작은 방’에 와서 ‘쉼터’ 같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그 말이 교사로서의 마음가짐을 많이 바뀌게 했다”며 “이전에는 교사로서 ‘나’에 대해 많이 신경 썼었다면, 활동하면서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을 끝낸 아이들의 표정은 밝았다. 아이들은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들과 함께 캠프를 갔을 때와 생일파티를 했을 때가 가장 좋았고 기억에 남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꿈을 키워가고 있는 ‘푸른 꿈 작은 방’에 최근 고민거리가 생겼다. 공부방 계약기간이 끝나 오는 8월 말까지 집을 비워주게 되면서 6개월간 문을 닫게 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현재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인근에 부지가 마련됐지만 오는 9~10월쯤 돼서야 착공이 예정돼 있어 임시 거처를 마련해야 하는 실정이다. 예비교사들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푸른 꿈 작은 방’ 교사들은 “임시 거처를 최대한 빨리 알아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꿈을 이어나가기 위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애정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교사들과 아이들은 무엇보다 ‘푸른 꿈 작은 방’에서 만들어진 희망들이 계속 이어지기를 소망했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꿈과 희망이 더욱 커져 제주지역 사회에 울려 퍼지면서 아름다운 나눔 문화를 만들어내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김명관 기자  mg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