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흔들기, 낭떠러지로 집어 던져야… 정부 행태 유감”
“4·3흔들기, 낭떠러지로 집어 던져야… 정부 행태 유감”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5.12.06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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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소설가 김석범씨 '까마귀의 죽음' 출판기념회
김석희 번역가·김수열 시인·김동윤 교수 등 참여
김씨 정부 입국 거부로 출판기념회 불참 안타까움
지난 5일 각 북카페에서 김석범씨의 '까마귀의 죽음'과 관련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박재혁 기자.

198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간된, 제주4·3사건을 다룬 최초의 소설집 ‘까마귀의 죽음’이 20여년만에 새로운 판본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재일교포이기도한 소설가 김석범씨의 작품인 이 책은 1957년 일본에서 첫 발간됐으며, 번역가 김석희씨에 의해 한국어로 번역, 1988년 국내에서 첫 출판됐다. 하지만 발간 직후 절판되면서 20여년간 구해볼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 4월 김석희씨가 제주4·3평화상 수상을 위해 제주에 와 있던 김석범씨와 조우, 그가 재발간을 흔쾌히 허락했다.

까마귀의 죽음을 재발간한 도서출판 각은 지난 5일 제주시 중앙로에 위치한 각 북카페에서 ‘까마귀의 죽음’과 관련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김석범씨는 정부의 입국 불허 조치로, 출판기념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출판기념회에는 김수열 시인, 김석희 번역가, 조동현 일본 동경 4·3을 생각하는사람들 대표, 김동윤 제주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날 조동현 대표는 저자의 메시지를 대독했다.

저자는 “지난 4월 제주4·3평화상 시상식에서 한 나의 수상연설문을 가지고, 우익세력과 일부 미디어의 4·3흔들기를 비롯해 정부도 그들과 가담하는 취태를 보여 유감”이라며 “그들은 물러선 대신에, 괘씸죄로 지난 10월 나의 한국 입국을 정부가 거부, 수치스러운 행위를 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이어 “우익세력의 소동은 4·3의 승리를 반증하는 것이며, 4·3의 기억과 역사를 다시 없애려는 용서할 수 없는 움직임”이라며 “그들의 최후 발악인 4·3 흔들기를 저 낭떠러지에 집어던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수열 시인은 “출판기념회라면 저자가 직접 와서, 작품을 쓰게 된 의미 등을 설명 하는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저자가 건강상에 문제가 있어 오지 못한 것도 아니고, 정부의 입국 불허로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김석희씨는 “지난 1998년 선생님이 화산도를 발간하고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기로 했었는데, 당시 노태우 정부에서 (저자의) 일본 국적을 운운하며 입국을 불허했다”며 “그런데 또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김씨는 또 “까마귀의 죽음이 발간 된지 곧 60년이 된다. 그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읽히는 걸 보면, 이 책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작가들이 4·3 관련 소설을 쓸 때,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유한다”고 강조했다.

조동현 대표는 “선생님은 망백(望百)의 나이에도 아주 건강하시고, 기억력도 좋으시고, 술도 즐겨하신다”고 안부를 전한 뒤, “일본 언론사에서도 한국 정부의 선생님의 입국 불허에 대해 다루고 있다. 조만간 인터뷰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psj8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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