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레이션’ 속 소비심리 위축 우려 크다
‘애플레이션’ 속 소비심리 위축 우려 크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3.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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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등 과일 물가가 오르더니 제주지역 소비자심리가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7일 발표한 ‘2024년 3월 제주지역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제주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1로 지난달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애플레이션(사과+인플레이션)’ 때문에 체감 물가와 소비심리가 부정적인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서민들이 찾는 재래시장이나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매출이 줄었다”고 울상이다. 

기업투자 위축으로 지역 성장동력을 잃어가는 마당에 개인소비마저 이런 식으로 위축되면 향후 경기 상황은 따져볼 것도 없다.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소비 위축이 기업투자와 마찬가지로 불투명한 경기와 맞물린 ‘심리전’ 양상이 매우 뚜렷하다는 점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당장 투자나 소비 여력이 없다 해도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서면 돈을 빌려서라도 쓰지만 앞이 깜깜하면 여유자금이 있어도 쓰지 않는다.

이런 심리 때문에 소비 양극화는 되레 심화되고 있다. 서민들은 지갑을 꽁꽁 닫고 있지만 고소득층에서는 봄철을 맞아 외국여행을 떠나려는 인파 때문에 휴양지행 항공권은 동이 난 지경이다. 

개인소비와 기업투자 심리를 올려주려면 무엇보다 정책에 대한 신뢰부터 회복하는 게 순서다. 

그런데 여야 정치권이 4·10 총선을 맞아 양치기 소년이 늑대 장난하듯 경제 운용 방향을 멋대로 발표하니 누가 정책를 믿고 계획을 세우겠는가.

최근 소비 위축은 부동산 억제 조치들로 인해 건설업체들이 빈사 상태까지 몰리고 지방 경기가 악화된 것이 큰 이유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부동산과 건설 경기 불투명성 해소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 개인이던 기업이던 모두 불안해 하는 상황에서는 소비든 투자든 회복될 수가 없다.

우리 경제를 떠받쳐 온 내수가 부진의 늪에 빠질까 걱정이다. 올해는 내수 부진이 성장률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이 난국을 헤쳐나갈 지혜를 모으고 통화 긴축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내수 경기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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