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3 매개로 이어지는 한일 공동 추모 위령제"
"4ㆍ3 매개로 이어지는 한일 공동 추모 위령제"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3.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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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제주4‧3행방불명희생자 위령제 ‘제주큰굿 붓시왕맞이’
다음 달 2일 주정공장 수용소 4‧3역사관 야외공원

70여 년 전 일본 대마도 해안에 떠내려 온 수백구의 제주4‧3 시체를 거둬 정성껏 묻어준 한 일본인 이야기에서 촉발된 제주4‧3 한일 공동 위령제.

코로나19 이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치러지는 가운데 향후 10년 간 매년 제주와 대마도에서 위령 활동이 공동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주큰굿보존회(이하 보존회, 회장 서순실)와 순수 일본인 구성 제주4‧3한라산회, 국립무형유산원, 한국문화재재단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제4회 제주4‧3행방불명희생자 위령제 ‘제주큰굿 붓시왕맞이’가 다음 달 2일 주정공장 수용소 4‧3역사관 야외공원서 열린다.

올해 네 번째로 치러지는 이번 한일 공동 위령제에서는 서순실 회장을 비롯한 보존회 회원들이 집전하는 붓시왕맞이로 지금껏 제대로 재판을 받지 못한 영가의 억울함을 대명왕 차사가 들어 이승에서도 재판이 잘 되게 해주고 저승 염라대왕 앞에서도 영가들의 죄를 소멸시켜 왕생극락 시켜줄 것을 기원하게 된다.

초감제, 새도림, 문열림, 신청궤, 질치기, 푸다시, 액맥이, 도진 순이다.

이어 일본 제주4ㆍ3한라산회의 ‘대마도 아리랑’과 소리꾼 안복자씨의 살풀이와 제주소리 회원들의 한오백년 공연이 이뤄진다.

한편 한일 공동 위령제 역사는 70여년 전 4‧3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마도의 한 일본인이 해안가로 떠오른 수백여구의 4ㆍ3시신을 거둬 고이 묻었고, 그의 아들(에도 유키하루)이 아버지의 유지를 받아 2007년 5월 공양탑을 세우고 제주에서 일어난 역사의 아픔을 후세에 전하고, 부인과 함께 매해 위령제를 봉행해 왔던 것이다.

제주에서도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주정공장터에서 크고 작은 4ㆍ3추모제가 봉행돼 왔고, 2018년과 2019년에는 재일제주인 시인 김시종의 말을 듣고 십시일반 돈을 모아 대마도 위령제를 이어온 일본의 제주4‧3한라산회와 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가 주관하고 실행위원회를 꾸려 주최하는 한일공동 위령제를 봉행했지만 코로나19로 중단됐다.

이어 지난해부터 제주큰굿보존회와 일본 제주4ㆍ3한라산회가 다시 위령제를 재개하게 됐다.

두 단체는 향후 10년 간 매년 제주와 대마도에서의 위령제를 함께 이어가기로 했다.

4월 2일 제주에서의 위령제는 제주큰굿보존회가, 9월 2∼3주 중 주말 대마도에서의 위령제는 제주4ㆍ3한라산회가 책임을 맡기로 했다.

보존회 관계자는 “어쩌면 잊혀질 수도 있었던 타국 바다로 흘러온 영혼을 기억해준 대마도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4ㆍ3희생자들을 위해 일본에서 대마도 위령제를 이어온 제주4ㆍ3한라산회의 진심을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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