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 시각차...4·3 정명은 공감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 시각차...4·3 정명은 공감
  • 김동건 기자
  • 승인 2024.03.26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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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미래를 우리의 손으로]
언론 4사 4·10 총선 후보자 토론회
2. 제주시을 선거구

4·10 총선 공동보도 협약을 맺은 뉴제주일보, 한라일보, 헤드라인제주, KCTV 제주방송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도내 선거구별 후보자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언론 4사는 26일 KCTV 제주방송 스튜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와 국민의힘 김승욱 후보, 녹색정의당 강순아 후보를 초청해 ‘4·10 총선 제주시을 후보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세 후보는 제주시을 지역 현안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편집자 주]

26일 KCTV 제주방송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4·10 총선 제주시을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한규·김승욱·강순아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공동취재단.
26일 KCTV 제주방송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4·10 총선 제주시을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한규·김승욱·강순아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공동취재단.

■ 김한규 “일자리” vs 김승욱 “1차·관광산업” vs 강순아 “소상공인”

세 후보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과 제주환경보전분담금 제도 도입 등과 관련해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먼저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강순아 후보는 “코로나19 시기 영업 제한 등으로 대출 돌려막기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을 위해 은행권 15조원과 정부 15조원 등 총 30조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해 부채 탕감을 지원하겠다”며 “또 제주의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내 생산 이익이 도외로 빠져나가지 않게 ‘지역 재투자법’을 제정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한규 후보는 “일자리가 가장 중요하다. 제주에는 다른 지역보다 많은 600개가 넘는 사회적경제기업이 있는데, 일반 시장에 맡겨놨을 때 할 수 없는 사업들을 사회적경제기업들이 하고 있다”며 “적은 예산이라도 추가적으로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급여를 조금이라도 더 드릴 수 있고, 경력 단절 여성·장애인·노인 등을 더 채용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승욱 후보는 “제주는 관광산업이 매우 발달했고 1차 산업인 농·수·축산업이 중요한 소득원이지만, 두 산업 모두 굉장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래 먹거리 산업도 중요하지만, 잘할 수 있는 것들을 더 잘해야 한다. 지금까지 잘해온 1차 산업과 관광산업에 대해 더 많은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이끌어내 더 튼튼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환경보전분담금 도입과 관련해서 김한규 후보는 “환경보전분담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지역 국민 등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다”며 “외국인 대상의 시범 사업을 통해 국민들에게 필요성을 각인시키는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김승욱 후보는 “원론적으로는 찬성하지만, 현재로서는 시기상조”라며 “관광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부과 대상·방법·시기 등에 대해 종합적이고 면밀한 검토 후에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순아 후보는 “환경보전분담금은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미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다른 나라에서는 환경보전분담금을 도입했다. 제주에만 부과하는 게 어렵다면 대한민국 주요 관광지의 다른 시·도에서도 함께 도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4·3 정명(正名) 필요성에는 한목소리

세 후보는 4·3의 올바른 이름을 짓는 ‘정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이뤘다.

김승욱 후보는 “4·3은 제주의 아픔이다. 4·3의 정명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과 주장이 있지만, 일반화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좀 더 시간을 두고 숙고와 협의를 통해 정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순아 후보는 “4·3희생자에 대한 보상이 진행되고 있다. 4·3의 역사적 정의를 다시 세워야 할 때”라며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도 있지만 4·3 당시 분단 상황에서 하나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망의 뜻을 되새겨 ‘항쟁’으로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한규 후보는 “4·3특별법을 통해 국가 책임이라는 걸 합의했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이 재심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고 있고, 보상을 받고 있다”며 “4·3을 ‘국가폭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라 부르고 싶다”고 밝혔다.

■ 후보자 거주지 등 두고 ‘지역 정체성’ 공방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한규 후보의 거주지 등을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이 펼쳐졌다.

김승욱 후보는 “김한규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현재 거주하고 있다는 제주시 이도2동 집의 규모가 보증금 200만원에 6.7평짜리다. 강남에 20억원 상당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분이 제주에서는 6.7평에 살고 있는 것”이라며 “김한규 후보가 어려운 민생 체험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주의 국회의원으로 적합한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승욱 후보는 김한규 후보에게 ‘식께 안 한 건 놈이 몰라도 소분 안 한 건 놈이 안다(제사를 지내지 않은 것은 남들이 몰라도 벌초를 하지 않은 것은 남들이 안다)’는 제주 속담의 뜻을 묻고, 김한규 후보가 바로 답변하지 못하자 “제주어와 제주 풍속을 모르는 후보가 과연 제주에 맞나”라며 “김한규 후보는 4년 전 제21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구병 선거구에 출마하며 ‘내가 사는 곳에서 민주당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고, 제주북초와 제주중 등 제주에서의 학력을 지웠다”고 공격했다.

이와 관련 김한규 후보는 “제주 학력 부분은 서울 지역 유권자들이 알 수 있는 학교를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해 그런 것”이라며 “거주지 문제는 항암치료를 받으시는 어머니를 받으면서 제가 모시면서 같이 살고 있어 집을 따로 구매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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