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골프 브랜드 석권 vs 토종 골프 브랜드 발굴
세계 골프 브랜드 석권 vs 토종 골프 브랜드 발굴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3.25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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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 사단법인 세계골프지도자협회 이사장

지난 주 기업가치 4조원이 넘는 세계적 골프 브랜드 캘러웨이가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으로 국내외 골프업계와 투자업계가 술렁였다. 캘러웨이는 지난해 매출액이 5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한 성장세의 업체이며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만도 3조4000억원인 골프 전문 브랜드이다.

타이틀리스트, 테일러메이드와 더불어 세계 3대 골프 브랜드 중 하나인 캘러웨이의 역사는 히코리 나무로 만든 골프클럽생산업체 ‘히코리 스틱 골프’라는 회사의 경영난에서 시작됐다. 1982년 투자자 ‘Ely Callaway’는 자금난에 처한 ‘히코리 스틱 골프’에 사명 변경을 조건부로 투자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지금의 ‘Callaway’이다.

사실 ‘엘리 캘러웨이’는 골프업과는 무관한 단지 열정적인 사업가였다. 그는 미육군 최연소 소령으로 면화 제품 조달 임무를 하며 2차 대전에 참전했고 이 경력을 토대로 전쟁이 끝난 후 의류산업에 종사해 48세에 세계 최대 섬유업체 ‘벌링턴 인더스트리’ 사장이 된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그는 골프선수 출신이 아니었음에도 선수와 아마추어 골퍼의 요구에 귀기울였다. 그리고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고품질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한 예로 혁신적인 골프 클럽을 개발하기 위해 당시에는 파격적으로 우주항공공학자와 금속공학자를 엔지니어로 스카웃했다.

캘러웨이는 지금까지도 새롭게 도전하는 신규 브랜드들과 부동의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 하며 골프 산업 발전과 골프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있다.

이런 캘러웨이 매각 소식에 국내기업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만약 캘러웨이가 한국 회사에 인수된다면 세계 3대 골프 브랜드 모두 국내 기업이 된다. 타이틀리스트는 2011년 휠라코리아에, 테일러메이드는 2021년 사모펀드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에 매각된 바 있다.

국제적 골프 경기에서 보여준 K-골프의 위력으로 보나 국내 골프의 수요량으로 보나 대한민국은 골프 강국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명성에 걸맞는 굵직한 토종 브랜드가 없다는 사실이다.

2024년 2월 한 브랜드 연구소의 ‘국내 소비자 골프 웨어 브랜드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발표에 따르면 참여지수, 소통지수, 커뮤니티지수를 근거로 한 브랜드평판지수는 다음과 같다. ‘PXG, 나이키, 제이린드버그, 타이틀리스트, 핑, 지포어, 어뉴, 왁, 캘러웨이, 클리브랜드, 미즈노, 테일러메이드, 데상트골프, 르꼬끄골프, 팬텀, 빈폴골프, 볼빅, 엘르골프, 아디다스, LPGA, 디즈니골프, 헤지스골프, 던롭, 레노마골프, 파사디, 김영주, 벤제프, 파리게이츠, 언더아머, 풋조이’ 언뜻 보기에도 국내브랜드로는 전성기때 ‘김영주골프 여자오픈’을 야심차게 개최했던 김영주 브랜드만 국내 토종 골프 브랜드의 명맥을 유지하는듯 보인다.

한국 골프시장은 규모 면에서 미국 일본 다음으로 세계 3위이다. 하지만 골퍼 1인당 용품과 의류 지출액은 세계 최고이다. 한 해외시장조사 기관에 의하면 세계 골프의류 매출의 거의 절반 가까이 한국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국내 골프 전문 브랜드의 발굴과 성장이 시급한 이유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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