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에 사다리 타고 승선...어민 안전 위협
해수면 상승에 사다리 타고 승선...어민 안전 위협
  • 김현종 기자
  • 승인 2024.03.25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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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어촌계 "매년 골절 사고, 앵커 끌림에 어선 파손도 발생...부잔교, 돌출방파제 등 설치" 요구
제주도 "어선 크기별로 상황 달라...공통된 의견 모아지고 타당성 인정되면 보완사업 지속 추진"
제주시 한 어촌계에서 만조 때 뱃머리가 높아지자 어민이 사다리를 타고 어선에 오르는 모습. <독자 제공>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어민들이 어선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어민은 사다리를 이용해 어선에 오르거나 배에서 뛰어내리다가 다치고 있다.

25일 본지 취재 결과 해수면이 어항 조성 당시보다 높아진 결과 어선 승하선이 어려워졌다.

과거 밀물 때 일반적인 어선들의 선수(뱃머리)가 어항의 높이와 비슷해 어민들이 평지처럼 배를 타고 내릴 수 있었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뱃머리가 높아지면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이다.

어선에서 선수보다 낮은 측면을 어항에 대고 승하선할 수도 있지만 어선이 많은 어항에선 접안을 소화하기 위해 대부분 선수를 정면으로 향해 정박하기 때문에 이마저도 힘든 실정이다.

어항 구조나 주변 조류의 강도 및 방향 등에 따라 해수면 상승 폭도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어민은 사다리를 이용해 어선에 오르거나 배에서 뛰어내리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제주시 동지역 한 어촌계 관계자는 출어 시간을 맞추려다 보니 사다리를 타고 승선하거나 조업 후 돌아와 바닥으로 점프하면서 크고 작은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2명이 다리가 골절 됐다고기가 많이 잡혀도 안전한 하선을 위해 빨리 돌아올 때도 있다고 전했다.

해당 어촌계 다른 관계자는 어선이 많은 어항은 연쇄 화재에도 노출돼 있다. 한림과 전남 등에서 연쇄 화재가 났을 때 당국이 대책 운운했지만 그때뿐이고 바뀐 게 없다일부 어항은 기상 악화 때 앵커() 끌림으로 어선 파손도 발생한다.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민들은 어선 승하선 시 안전 확보를 위해 부잔교나 보조 방파제 등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부잔교는 해상에 부유한 채 도교로 어항과 연결돼 수심과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선박 접안이 가능한 시설이다. 여러 선박이 접안할 수 있고 승하선 과정에서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부잔교 외에 어항 바닥을 높이는 증고 사업이나 방호벽 설치 등도 대책으로 꼽히고 있다.

제주시수협 관계자는 수위가 높아지면서 일부 어촌계를 중심으로 승하선에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승하선을 위한 계단인 갱웨이 설치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승하선이 어려운 것은 물론 백중사리 때 소형 어항이 침수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증고를 포함한 연안 정비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어항 바닥이 높아지는 데 따른 환경 측면의 반대나 인근 거주지 침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다른 관계자는 어선 크기에 따라 승하선 등 애로점도 다르다어촌계의 공통된 의견이 모이고 부잔교나 돌제 설치의 타당성이 인정되면 보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해양조사원 조사 결과 1989~2016년 제주시 앞바다 해수면은 17.3높아졌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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