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 할망 잘 갑써~" 바람의 신 출도
"영등 할망 잘 갑써~" 바람의 신 출도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3.24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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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칠머리당영등굿 영등송별제 개최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중 나까시리 놀림이 이뤄지고 있다. 김나영 기자.

제주에 바람을 몰고 와 풍요의 씨앗을 뿌린 영등 할망이 도민 환송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회장 이용옥)는 지난 23일(음력 2월 14일) 오전 9시 칠머리당영등굿 전수관에서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영등송별제를 개최했다.

본섬을 벗어난 영등신은 24일 우도를 거쳐 떠났다.

산지어촌계와 선주협회, 선박주들이 단골로 참여한 가운데 치러진 이날 굿 제차는 삼석울림과 궷문 열림으로 하늘에 굿의 시작을 고하고 초감제로 굿을 하는 연유를 고하고 신역의 문을 열며 신을 청하고 즐겁게 놀리는 순서가 이뤄졌다.

이어 시루떡을 높이 던졌다 서로 던져 받아내는 나까시리 놀림을 비롯해 신에게 제물을 권하는 공연과 용왕과 영등신을 청해 대접하고 이들이 오가는 길을 치우는 요왕맞이, 바다에 씨를 뿌려 풍흉을 점치는 씨드림과 씨점, 액운을 미리 막는 액막이가 이뤄졌다.

이어 선왕을 대접해 돌려보내는 영감놀이와 신을 모두 돌려보내는 배방선, 제물을 배에 띄워 보내는 도진으로 마무리됐다.

심방들은 차례대로 나서 현장을 찾은 도민과 관람객들의 자손에게 편안을, 선주들이 곳곳의 바다에 잡는 고기들마다 만선을 가져다 달라고 기원하는 가 하면, 제주 전통 떡을 나눠주며 맛 볼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한편 영등송별제는 매년 음력 2월 1일에 제주로 와 온 섬을 돌아다니며 땅과 바다에 생명의 씨앗을 뿌리고 음력 2월 15일 우도를 거쳐 떠나는 영등신을 환송하는 자리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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