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널리 알려달라" 유족 홍을생 어르신, 국가 보상금 기탁
"4·3 널리 알려달라" 유족 홍을생 어르신, 국가 보상금 기탁
  • 이창준 기자
  • 승인 2024.03.2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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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때 부친 희생…"4·3 알리는데 작은 보탬 되길"
국가 보상금 일부를 기탁한 홍을생 어르신. 제주4.3평화재단 제공.

구순의 제주4·3 희생자 유족이 4·3을 널리 알리는데 사용해 달라며 국가 보상금 일부를 기탁했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김종민)에 따르면 홍을생 어르신(90)이 지난 21일 아버지가 4·3 희생자로 인정됨에 따라 받은 국가 보상금 중 일부를 재단에 기탁했다.

홍 어르신은 기탁금이 어디에 쓰였으면 좋겠냐는 물음에 “4·3이 잊혀지지 않도록 후대에 널리 알리는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제주4·3평화재단 김종민 이사장은 “보상금을 흔쾌히 기탁해 주신 어르신의 뜻을 잘 받들어 4·3의 세대 전승을 위해 귀하게 쓸 것”이라고 말했다.

홍 어르신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동백나무 3그루를 구입해 4·3평화공원에 기증하는 한편 따님과 함께 직접 뜨개질로 정성껏 만든 동백 꽃다발을 4·3평화재단에 전달하기도 했다. 

홍 어르신은 4·3으로 인해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넋을 달래고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지속적으로 전하고 있다.

한편 홍 어르신의 부친은 4·3 당시 고향인 조천읍 대흘리에서 토벌대에 의해 희생됐다. 그 당시 홍 어르신은 14살의 소녀였다.

아버지가 희생된 후 홍 어르신은 어린 나이에 코피를 흘려가며 국수 공장에서 일하는 등 힘겨운 삶을 살았으나 꿋꿋하게 버텨왔고 이후 결혼해 자녀들을 키워냈다.

이창준 기자  luckycjl@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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