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없는 들불축제' 반기 기존 축제 유지 움직임 '촉각'
'불 없는 들불축제' 반기 기존 축제 유지 움직임 '촉각'
  • 김현종 기자
  • 승인 2024.03.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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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봉성리장 등 조례안 주민 발의 추진..."권한 없는 시장이 중단, 세시풍속 사라질 위기"
김 이장 등 시민기획단 3명 사퇴...제주시 "조례 발의 적절 대응-새 축제 기획 계획대로 진행"
과거 제주들불축제 개최 당시 '오름 불 놓기'가 진행되는 모습.

새로운 불 없는 들불축제를 기획하는 작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애월읍 일부 주민들이 이에 반기를 들고 사실상 기존 들불축제 유지를 모색하는 행보를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진 봉성리장.

김성진 애월읍 봉성리장은 21일 제주시청 오전 기자실을 찾아 들불축제 지속 추진을 위한 제주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 주민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이장은 주민 발의 청구 기준인 1035(청구권자 총수의 550분의 1) 이상을 목표로 102일까지 전자서명을 받아 도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하겠다최근 사흘 만에 400명 정도가 서명하는 등 호응이 높다. 빠르면 다음 달까지 서명을 완료해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례안은 들불축제 개최 기간과 장소(새별오름), 주요 행사를 비롯해 예산 범위 내 재정 지원을 명시하고 행정시장은 물론 읍··동 직능단체장, 민속예술단체장이 주최하도록 했다.

김 이장은 숙의형 원탁회의 결과와 관련 도민여론조사는 56.7%, 도민참여단은 50.8%가 존치 의견을 표했다그런데도 권한이 없는 행정시장이 새로운 축제 준비를 명목으로 올해 들불축제를 중단했다. 제주 고유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제주시는 지난달 96명이 참여한 시민기획단을 구성해 들불축제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 오는 5월까지 모두 5차례 회의가 개최될 예정으로 오는 30일 세 번째 회의가 열린다.

김성진 이장을 비롯해 시민기획단에 참여했던 3명이 사퇴한 상태다.

제주시 관계자는 주민 발의 조례안이 제출될 경우 법률을 검토하고 의견을 내야 하는 만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새 들불축제 기획은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들불축제는 1997년 첫 개최 후 24회에 걸쳐 열렸고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됐다.

한편 제주시는 제주녹색당의 청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9월 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를 개최한 후 10월 오름 불 놓기 폐지 및 새로운 들불축제 마련 계획 등을 발표했다. 당시 원탁회의 결과 해석과 절차적 타당성 여부, 행정시장 권한 유무 등을 놓고 논란이 제기됐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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