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소재 관악 창작곡 잇따라 세계 초연
제주 소재 관악 창작곡 잇따라 세계 초연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3.19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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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제주국제관악제 봄시즌
제주국제관악작곡콩쿠르 결선

세계 젊은 작곡가들 손에서 태어난 제주 소재 관악 창작곡이 울려퍼졌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이상철)는 19일 오후 제주아트센터에서 제주국제관악작곡콩쿠르 결선을 진행했다.

이번 결선 진출작 6점은 국내외 젊은 관악 작곡가 27명(한국인 25명, 해외인 2명)이 제주 민요를 토대로 작곡된 관악곡을 내놓은 작품들 가운데 가려져 이동호 지휘자 지휘로 제주도립서귀포관악단의 연주로 세계 초연됐다.

이날 공개된 박다은 작곡가의 ‘탐라환상곡’은 전통에서 현대로 희망차게 나아가는 제주 모습을 그렸다. 

마치 별가루를 뿌린듯 포근한 소리로 시작, 신비로운 바다 한 가운데 한라산의 분화가 일어나 만들어진 제주도 이야기를 드럼 소리에 맞춘 웅장한 발걸음으로 전개했다.

서우젯소리와 느영나영 같은 제주 민요 리듬과 장단이 균형있게 녹아들어 평화로운 선율을 만들어냈다.

이어진 박건원 작곡가의 ‘꽃봉오리가…’는 앞선 작품과 전혀 다른 긴박하고 박진감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제주 민요 봉지가를 소재로 한 이 곡은 본래 민요의 일부분을 잘라 옮겨 붙이고 특정 부분만 반복하거나 음색 변화를 구현하는 등 민요의 구성을 뒤틀어 악곡을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제목은 봉지가 봉오리의 제주어인 동시에 가사 봉지가 진다가 꽃봉오리가 맺히는 것과 떨어진다는 것의 중의적 해석이 가능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울려퍼진 김정현 작곡가의 ‘소랑굿’은 오돌또기 민요의 마지막 구절 속 자연을 찬미하고 임이 그리워 눈물을 흘린다는 내용에 영감을 받고 굿을 통해 잃어버린 연인을 되찾을 수 있게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오션드럼으로 파도가 암석을 만나 튀겨지는 소리를 연출했고 연주 도중 사물놀이 풍과 금관악기의 요란한 꾸밈음과 태평소 톤을 살려 흥겨움을 고조시켰다.

이동훈 작곡가의 ‘제주도의 노래’는 조용하고 웅장한 제주도의 탄생, 계화타령 멜로디를 대선율로 활용헤 긴박하고 리듬감 있는 자연과 인간의 탄생, 이야홍 타령 멜로디를 주 선율로 활용한 아름답고 평온한 제주 민요의 탄생을 노래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진 함정민 작곡가의 ‘이야기’는 화목한 가정을 꿈구며 제주에 신혼여행을 다녀오셨던 함 작곡가의 부모님 이야기를 작곡가 본인만의 서정적인 악상으로 풀어낸 작품이었다.

마치 자장가를 듣듯 조용하고, 잔잔했고, 바람 불듯 편안한 멜로디를 관악 선율로 담아냈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옥지은 작곡가의 ‘오선 위 제주’는 노동요인 망건짜는 소리와 멜후리는 소리, 무가 서우젯소리를 기반으로 고된 노동 속에도 흥을 잃지 않았던 도민의 삶과 유쾌함을 드러냈다.

마치 생명이 각자의 소리를 지저귀듯 다양한 소리들이 관객의 귀를 휘감고는 신비롭고도 부산스레 모아졌다가, 휘몰아쳤다가, 풀어졌다. 꿈꾸듯 평화로운 일상이 낭만적으로 울려퍼졌다.

한편 올해 제주국제관악작곡콩쿠르는 3회 째를 맞으며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 가입 조건을 성립하게 됐다. 이에 조직위는 이번 봄 시즌이 끝나자마자 가입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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