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까지 동원되는 보이스피싱
인공지능(AI)까지 동원되는 보이스피싱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3.19 1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이스피싱. 이른 바 전화금융사기 범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보이스피싱에 대한 주의와 경각심이 널리 확산된 상태다. 그런데도 사기범들에게 당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기 수법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상상을 초월한 수법이 새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수법까지 우리 주위에서 발생했다.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미국에 유학 간 A양(18)의 어머니는 지난 15일 밤 딸로부터 ‘납치를 당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곧바로 모르는 남성이 전화를 걸어와 ‘현금 100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딸에게 해코지를 하겠다’고 협박했다. 협박범은 A양 아버지도 한 자리에 있게 하면서 휴대전화 전원을 끄도록 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미 경찰에 신고한 상태였다.

긴박했던 상황은 출동한 안덕파출소 순찰팀과 서귀포경찰서 형사팀, 시카고 총영사관, 시카고 경찰의 공조로 피해 없이 일단락됐다. 출동한 경찰은 신고한 아버지의 휴대전화가 꺼져 있자 목소리 변조를 통한 피싱 범죄에 당한 것일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공조 수사를 이끌어내 A양의 안전을 확인했다.

납치됐다던 딸의 전화는 사기범 일당이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만든 가짜 목소리였다. 보이스피싱에 경각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도 가족·연인·지인의 다급한 전화 앞에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전화번호가 변조된 데다 지인의 목소리와 영상까지 같아 보인다면 그야말로 무방비상태다.

이미 해외에서는 피싱 조직이 지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위조해 피해를 끼치는 일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연령별 맞춤형 보이스피싱 범죄 역시 증가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고령층을 노린다는 인식이 많지만 최근에는 2030세대 역시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대는 기관을 사칭하는 방식에, 30‧40대는 대출 빙자형에 속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처럼 보이스피싱에 예외란 없다. 한 순간의 방심이 화를 불러온다. 금감원의 당부처럼 늘 의심하고, 꼭 전화 끊고, 또 확인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