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만 상봉한 모자…제주경찰.유전자 분석 합작
40여 년 만 상봉한 모자…제주경찰.유전자 분석 합작
  • 이창준 기자
  • 승인 2024.03.18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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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실종됐다 해외 입양..."기쁨 이루말할 수 없어"
40여 년 만에 상봉한 박동수씨와 이애연씨 모자. 제주경찰청 제공.

40여 년 동안 얼굴도 모른 채 지낸 모자가 제주경찰의 노력과 유전자 분석 제도 덕에 극적으로 상봉했다.

18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어린시절 미국으로 입양 간 박동수씨(45)와 그의 어머니인 이애연씨(83)가 이날 화상 연결로 40여 년 만에 상봉했다. 

40여 년 전인 1980년 친척집에 잠시 맡겨진 박씨는 어머니 이씨를 찾으러 나갔다 실종됐고 1985년 미국으로 입양됐다.

박씨는 미국에서 대학교를 다니던 2001년 한국을 처음 방문했으며 가족을 찾기 위해 입양 기관을 찾았지만 소득을 거두지 못 했다.

이후 박씨는 2012년 재입국해 대구 성서경찰서에서 유전자를 채취했다. 이번에도 일치하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 해 2016년 미국으로 귀국했다.

그러던 중 박씨의 친형 박진수씨가 2021년 10월 ‘실종된 두 남매를 찾고 싶다’며 실종 신고를 하고 어머니 이씨도 유전자를 채취했다.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제주경찰청 미제수사팀이 수사에 나섰다. 박씨의 마지막 거주지가 제주로 돼 있었다는 이유 때문이다. 

2022년 8월 이씨 유전자가 박씨의 유전자와 비슷해 친자관계일 수 있다는 국과수의 감정이 나왔다. 그러나 정확한 확인을 위해서는 정밀한 2차 분석이 요구됐지만 박씨의 소재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하지만 제주경찰이 끝내 박씨를 찾아냈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주 시카고 총영사관을 방문해 유전자를 재채취했다. 그 결과 이씨의 친자임이 올해 2월 최종 확인됐다.

박씨와 이씨 등 가족들은 18일 화상으로 극적 상봉했다. 상봉식은 당장 입국이 곤란한 박씨가 화상으로라도 먼저 얼굴을 보고 싶다는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이번 상봉에는 제주경찰의 노력에 더해 ‘무연고 해외입양인 유전자 분석 제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씨는 “친가족과 재회하게 된 기쁨은 이루말할 수 없다”며 “도와주신 경찰, 대사관, 아동권리보장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창준 기자  luckycjl@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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