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조생양파 수확 시작…잦은 비에 농가 ‘시름’
제주산 조생양파 수확 시작…잦은 비에 농가 ‘시름’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4.03.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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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밭에서 올해 첫 제주산 조생양파 수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농협 제공.
18일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밭에서 올해 첫 제주산 조생양파 수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농협 제공.

제주지역 양파 농가가 ‘수확의 기쁨’ 대신 시름을 앓고 있다. 평년에 비해 양파 재배 면적은 늘었지만 비 오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수확 인력을 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18일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밭에서 조생양파 수확에 나선 농민 김옥자씨(67)는 “지금 작업하면 3분의 1은 다 버려야 한다. 밭 한 평에 양파 한 망(15kg) 반은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한 망을 다 채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어 “비가 오면 약을 쳐야 하는데 비가 자주 내려서 약을 자주 치는 바람에 약값도 많이 들었고, 인건비도 많이 들었다”며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정부에서 수입을 해 버리니까 농민들이 죽는다. 농민들은 해마다 울음바다”라고 토로했다. 

실제 이날 수확된 양파 중에선 양파 구가 쪼개지는 ‘분구현상’이 발생한 양파가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비 오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일조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파 생산이 부진한 가운데 재배 면적은 오히려 늘면서 지역 농민들의 가격 걱정은 커지고 있다.

제주농협에 따르면 올해산 제주 양파 재배 면적은 1만8829t으로, 평년 대비 3.4% 늘었다. 

이 가운데 조생양파 재배 면적은 2971t으로 평년 대비 1.9% 증가했다. 지난해산 양파 가격이 호조를 띤 데다 마늘 재배 농가가 양파로 작목을 전환한 사례도 늘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송영석 대정농협 유통센터장은 “농가가 생산하는 것을 보면 한 평에 20kg 정도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14kg밖에 생산이 안 돼서 손익분기점이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출하 시기에 맞춰 양파 단가를 최대한 높이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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