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이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며 목소리까지 변조시키는 수법까지 등장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제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A양(18)의 어머니 B씨는 지난 15일 오후 9시5분쯤 A양으로부터 ‘납치를 당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B씨는 이어 곧바로 모르는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현금 100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딸에게 해코지를 하겠다’고 협박했다.

협박범은 B씨와 통화를 이어가면서 경찰에 신고하지 못 하도록 B씨와 A양 아버지 C씨를 한 자리에 있게 했고 C씨에게는 휴대전화 전원을 끄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B씨와 협박범의 전화를 듣고 있던 C씨는 진작 경찰에 신고한 상태였다.

출동한 안덕파출소 경찰들은 C씨의 휴대전화가 꺼져 있자 최근 유형하는 목소리 변조를 통한 피싱 범죄에 당한 것일 수도 있다고 판단해 C씨의 위치를 추적하는 한편 형사팀에 통신 수사를 요청했다. 

어머니 B씨와 통화를 하고 있던 협박법은 수화기 너머로 경찰차 싸이렌 소리가 들리자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경찰은 A양의 부모를 만났고 우선 흥분을 진정시켰다. 이후 딸이 이날 학교 행사 일정으로 시카고에서 대만행 항공기에 탑승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시카고 한국 총영사관에 연락을 시도했으며 시카고 경찰 등의 공조를 통해 A양이 안전하게 항공기에 탑승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A양의 부모는 딸의 신변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으며 침착하고 신속하게 대응을 해준 안덕파출소 경찰들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안덕파출소 양진모 경위는 “최근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연락이 쉽게 닿지 않는 해외거주 가족을 사칭한 피싱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창준 기자  luckycjl@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