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학부모 짓누르는 사교육의 굴레
제주 학부모 짓누르는 사교육의 굴레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3.1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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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경감’. 국민 누구나 이 말을 귀가 아프도록 들었고 또 듣고 있다. 그렇지만 이 구호는 늘 공수표가 됐고 학부모의 어깨를 짓눌렀다. 역대 정부는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최근에도 정부 처방의 하나가 대입 수능시험에서 이른 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 출제 배제다.

그런데 사교육 시장은 덩치를 계속 키운다. 제주라고 예외가 아니다. 사교육비 부담이 전국 평균에는 미달하지만 학부모의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일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사실이다. 사교육비 부담이 사회 전체를 위기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지역 학생 1인 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4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학생 1인 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4000원. 제주지역 초등학생 1인 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1만8000원, 중학생은 1인 당 37만6000원, 고등학생은 1인 당 36만7000원이다. 지난해 제주지역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74.8%에 이르렀다. 전국 평균을 밑도는 수치라지만 학부모들은 내색 한번 못 한 채 몸으로 때우고 있다.

사교육 폐해의 첫 번째는 부의 대물림을 고착화하고 계층 이동을 막는다는 사실이다. 나아가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은 가계의 소비 여력을 떨어뜨려 경기 활성화의 발목을 잡게 된다. 특히 젊은 부부의 출산 의지를 꺾어 사회발전을 방해한다.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은 가난한 사람에게도 희망이 돼야 한다. 공교육 강화가 대표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되지만 사교육 시장은 언제나 공교육 틈새를 파고든다.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공교육 투자를 늘려 학교 교육의 질을 끌어올림으로써 상대적으로 사교육 비중을 줄이는 노력을 한순간도 멈춰선 안 된다.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 또한 지역 차원의 방법을 지속해서 고민해야 한다. 사교육비 문제 해결에 제주도교육청을 포함한 지방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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