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다름을 망각한 우리 사회 흑백논리의 병폐
생각의 다름을 망각한 우리 사회 흑백논리의 병폐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3.1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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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제주문화원장·칼럼니스트

생동하는 3월이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생명들이 기지개를 켜고 봄을 맞이하기에 한창 바쁜 시기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는 의료대란과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 파동으로 사회가 혼란스럽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람을 가리켜 사회적 동물’이라 한다. 이는 인간은 개인으로 존재하고 있어도 홀로 살 수 없으며 사회를 형성하여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관계를 유지하고 함께 어울림으로써 공동체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더불어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각자 생각이 다를 뿐만 아니라 환경과 가치관이 달라 일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일이 종종 있다. 흔히 사람들은 대체로 내 생각대로 모든 일이 성사되기를 원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는다. 인간은 백인백색 외모가 틀리고 생각이 다르며 삶의 목표가 있고 경쟁의식이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자연이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대화를 하게 된다. 그것은 가정을 비롯해 직장이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대화를 하다 보면 대개 두 가지 부류의 사람들로 나눌 수 있다. 그 하나는 상대방과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고 우격다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며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되어 서로 의견 접근을 하기가 쉽다. 반대로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만을 내세우는 사람은 이기적이고 독단적이고 독선적으로 흘러 의견 접근이 어렵다. 

요즘 의료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전공의들은 자신들의 열악한 환경을 보장하라고 외치고 있고 정부는 먼저 환자부터 돌보라고 강경한 입장이다. 서로 자신들의 입장만을 내세우고 있으니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까지 편승해 삭발을 하고 의대생 편을 들고 있다.

어떤 경우든 모범을 보여야 할 교수가 삭발까지 하면서 제자들과 함께 동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 아닌가?

의사란 생명을 다루는 직업으로 높은 윤리의식과 도덕을 갖춘 사람으로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들일 것이다. 의사나 교사, 소방관, 경찰….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다른 직업과 달리 헌신과 희생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세상에 정답은 없다’란 말이 있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한다면 상대방의 생각은 틀렸음을 의미한다. 흑백논리(黑白論理)다.

상생과 평화로 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 둘째는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가 있겠구나’ 하고 이해하는 일이다. 

서로 입장이 다른 것이 차별로 잘못 인식이 되면 대립과 갈등이 생길 수도 있지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면 다양성이 있는 사회가 된다.

나와 타인 간의 생각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질 때, 갈등과 대립과 편견은 사라지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가 형성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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