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왕벚나무 대신 제주 고유종 식재 14그루 뿐
일본산 왕벚나무 대신 제주 고유종 식재 14그루 뿐
  • 김현종 기자
  • 승인 2024.03.1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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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식민 잔재 청산 2020년부터 추진...한라생태숲서 육묘 중이지만 가로수로 심기에 어려

일본산 왕벚나무 가로수를 제주 고유종으로 교체하는 작업이 속도를 못 내고 있다.

17일 제주시에 따르면 왕벚나무 원산지 논쟁을 거치면서 일제 식민 잔재 청산 차원에서 2020년부터 관내 가로수의 대다수인 일본산 왕벚나무를 제주왕벚나무로 바꿔 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주왕벚나무 가로수 식재는 전농로 왕벚나무에 대한 대체목으로 첫해 심어진 14그루가 전부다.

이는 관내 가로수 왕벚나무 11100여 그루(전체 가로수 중 27% 비중) 0.13%에 불과하다. 왕벚나무 가로수 790여 그루 중 제주왕벚나무는 달랑 1그루꼴인 셈이다.

제주시는 전농로 일대 왕벚나무들이 심어진 식수대에서 나무를 추가로 심을 만한 공간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60여 그루까지 제주왕벚나무 후계목 식재를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왕벚나무 식재가 늦어지는 원인은 묘목들이 가로수로 심기에 어리기 때문이다. 현재 관음사에 있는 제주 고유종 왕벚나무 조직에서 배양한 묘목들이 한라생태숲에서 자라고 있다.

도내 왕벚나무 가로수는 사실상 모두 일본산인 소메이요시노 또는 교잡종으로 알려졌다.

유전적으로 소메이요시노는 올벚나무를 모계, 오오시마벚나무(외벚나무)를 부계로 둔 반면 제주왕벚나무는 모계인 올벚나무는 같지만 부계가 산벚나무인 점에서 서로 다른 별개 종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제주왕벚나무 묘목들이 아직은 키 2m에 직경은 3정도로 작아 가로수로 심기에 적합하지 않다. 보통 가로수로 심으려면 직경이 12, 최소 8는 돼야 한다제주왕벚나무 묘목들이 자라나는 상황에 맞춰 가로수 교체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왕벚나무는 수명이 길지 않은 편이다. 기존 왕벚나무 노령화 상황을 지켜보면서 병충해, 고사 등 보식 사유가 발생할 때마다 제주왕벚나무로 대체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시 구좌읍 비밀의 숲 일대와 병문천 공한지, 신산공원, 사라봉공원 등에는 가로수가 아닌 경관 조림목이나 조경수 등으로 어린 제주왕벚나무 890여 그루가 식재된 상태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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