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된 개(들개)들이 가축을 죽이는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12일 제주시에 따르면 들개에 의한 가축 피해는 2017년 6건, 2018년 8건, 2019년 4건, 2020년 11건, 2021년 14건, 2022년 23건, 지난해 17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들개에 의한 피해 축종은 닭이 압도적으로 많다. 최근 7년간 들개에게 물려 죽은 닭만 1779마리에 달한다. 2021년과 2019년에 각각 542마리와 390마리 닭이 들개에게 당했다.
오리와 토끼, 염소, 산양을 비롯해 소와 말 등 대형 가축까지 피해 축종에 포함됐다.
지난해 한우 1마리‧송아지 1마리‧염소 8마리, 2022년 한우(송아지) 3마리‧제주마 6마리‧염소 및 산양 8마리‧오리 25마리, 2021년 한우 2마리‧염소 6마리‧토끼 21마리, 2020년 한우 4마리‧젖소 송아지 5마리‧망아지 1마리가 들개에게 희생됐다. 피해 가축은 대부분 폐사했다.
들개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번식하면서 개체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2~3세대 들개들은 사람과 접촉 경험이 없어 경계심과 공격성, 사냥 본능이 강한 특성을 띠면서 가축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기견도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들개 증가의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들개 포획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제주시가 잡아들인 들개는 2020년 93마리에서 2021년 430마리로 급증한 후 2022년 477마리, 지난해 438마리로 정체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들개는 유해야생동물이 아니어서 총기 포획은 안 된다”며 “포획틀을 설치해 들개를 잡아들이고 블로우건도 활용하고 있다. 드론 이용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좌에서 한경까지 모든 중산간 일대에서 들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들개에 대한 직접적인 포획은 물론 동물 등록 및 유기견 구조 강화, 실외 마당견 중성화 수술 확대 등을 통해 들개의 발생 및 증가를 억제하면서 개체수를 지속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도가 2021년 용역을 실시한 결과 도내 들개 개체수는 1626~2168마리로 추정됐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