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수놓은 무궁무진 '한국화의 세계'
제주 수놓은 무궁무진 '한국화의 세계'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3.12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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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현대미술관 ‘제주 한국화의 풍경: 사인화담’전
오는 6월 30일까지 제주현대미술관
오기영, 이미성, 조기섭, 현덕식 작가
왼쪽부터 오기영, 이미성, 조기섭, 현덕식 작.

무궁무진한 한국화의 세계가 제주에서 꽃피었다.

제주현대미술관(관장 변종필)은 지난 8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미술관 전시실 일원에서 ‘제주 한국화의 풍경: 사인화담’을 열고 있다.

전시에서는 제주에서 꾸준하게 활동해 온 네 명의 30∼40대 젊은 한국화가 오기영, 이미성, 조기섭, 현덕식 작가가 각기 다른 조형세계로 펼쳐낸 현대 한국화들이 선보이고 있다.

한국화라는 특정 장르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전시는 작가 고유의 세계가 개성있게 담긴 화풍을 다채롭게 접하고 매체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대미술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

참여 작가들은 수묵과 채색이라는 전통 한국화 형식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새로운 재료와 기법 탐색으로 확장된 한국화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오기영 작가는 자신이 자랐고 어머니가 한평생을 살았던 ‘세화’라는 장소를 기반으로 정체성과 뿌리를 찾는 작품을 내놓았다.

건식 벽화 작업으로 완성된 화폭에서는 때로는 잔잔하고 때로는 빛을 만나 강렬한 형상을 뿜어내는 세화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이미성 작가는 비단과 장지, 먹을 활용해 기억의 풍경을 은밀하고, 우아하고, 고독하고, 강렬하게 그려냈다.

화면에는 따뜻하고 고요한 작가의 무수한 기억의 겹이 뿌옇고 희미한 제주 풍경과 여성, 나무 등 다양한 존재와 형태들로 나타나 머물고 있다.

장지에 은분과 호분 등을 활용해 은빛으로 신비롭게 빛나는 한국화 작품을 구현하고 있는 조기섭 작가는 은빛 화폭에 섬 모습을 곳곳에 병치하거나 푸른 머리의 소년과 같은 꿈꾸는 듯한 형상을 배치한다.

화폭에서 도드라지는 여백의 미는 놓인 것(소재)들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현덕식 작가는 유시도(流澌島) 연작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드러낸다.

작가는 지독한 욕망은 우리를 굶주리게 하고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스스로가 욕망을 갈구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검은 화면에 극사실적인 표현으로 드러나는 욕망이 강렬하게 드러나 있다.

작품들은 작가의 삶에 바탕을 둔 개별적인 심상 풍경과 관조의 세계로 가득 채워져 있다. 위안을 주는 장소와 대상과 같은 작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진 세계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관객의 눈길과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작가 고유의 세계가 담긴 개성적인 화풍, 매체의 경계가 허물어진 현대미술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조기섭 작 은운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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