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가격 보전 기준에 제주 지역 특성 반영해야"
"양파 가격 보전 기준에 제주 지역 특성 반영해야"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4.03.1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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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양파 생산자단체가 가격 보전 기준에 지역 특성을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제주도지부(회장 오창용)는 12일 대정농협에서 열린 제주조생양파 수급안정 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정부의 무분별한 양파 수입으로 양파의 수입산 가격이 국내산 가격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정부가 생산비 등을 고려해 설정했던 농산물 수급관리 위기단계별 가격 기준을 시장 가격 중심으로 설정하면서 수입 확대·농업 포기 정책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0월 농산물 수급관리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출하비, 경영비, 생산비, 적정마진 등을 고려해 설정하던 위기단계 별 기준 가격 산정 방식을 ‘평년 가격’ 중심으로 설정하기로 변경했다.

농산물 수급관리 가이드라인은 하락심각·하락경계·하락주의·안정대·상승주의·상승경계·상승심각의 위기단계별 기준가격을 바탕으로 단계에 따라 시장격리 등의 대책을 추진하는 구조다.

평년 가격을 중심으로 기준 가격이 설정되면 경영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주지역 양파 농가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제주산 조생양파의 경영비는 kg당 360원으로, 전국 양파 경영비보다 41% 높다. 

정부는 기준가격을 매년 최신화해 실효성을 제고할 방침이나 생산자단체는 상품의 평년 가격을 수급 대책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제주도지부는 “농산물 수급관리 단계 설정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배할 수 있는 최소 비용’이 하락 단계의 기준이 돼야 한다”며 “제주산 양파는 다른 지역과 출하 시기가 구분되고 물류비 등의 비용 부담이 큰데도 이런 현실이 현행 가이드라인 산정에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국내 신선 양파 수입량은 2022년산 10만1013t, 2023년산 7만1886t으로 각각 평년(3만6935t) 대비 두 배 이상 많았다. 

지난 2월 상순 양파 도매가격 또한 수입산이 1kg당 1290원으로 국내산(1150원)을 앞질렀고, 지난달 중순에도 수입산이 kg당 1290원, 국내산이 kg당 1240원에 거래되면서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처럼 가격 역전 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중국산 양파가 국내산보다 늦은 9월부터 수확되면서 국내산 저장 양파에 비해 신선도가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입 물량이 늘면서 업체들의 거부감이 줄었고, 고정 수요처가 생기면서 가격이 상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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