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과값 처음 본다”, 천정부지 과일값
“이런 사과값 처음 본다”, 천정부지 과일값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3.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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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제주지역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새해 첫 달 2.1%대로 둔화됐던 제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과일·채소값 폭등이 계속된 데다 국제유가 불안까지 겹친 영향이 크다. 

소비자들이 사과 하나 사 먹기가 겁나는 상황이어서 가계의 체감 물가는 훨씬 더 가파르다. 지난달 제주지역 신선과실 물가지수는 114.99로 1년 전보다 40.8% 급등했다. 

이 같은 상승 폭은 2020년 10월(44.5%)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특히 사과는 1년 전보다 89.8%나 올랐고 배(76.9%), 귤(51.7%), 딸기(22.1%)의 상승 폭도 매우 컸다. “2~3개에 만원 하는 이런 사과값은 처음 본다”고 아우성이다.

정부는 6일 부랴부랴 3~4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역대 최대인 600억원 투입하는 등 신선 과일 직수입과 추가 관세 인하 등의 대응 방안을 내놨지만 뒷북 대응을 면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 같은 고물가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과일 가격 폭등은 지난해 이상기후 영향으로 기록적인 과일 농사 흉작의 결과다.

이에 정부가 사과, 배 등 과일을 수입하려 했으나 병해충을 막기 위해 검역을 강화하는 바람에 수입도 여의치 않았다.

궁여지책으로 정부가 오렌지, 바나나 등 대체 과일 수입을 확대한다고 하나, 체감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여기에다가 국제유가도 연내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더욱 걱정은 4월 총선을 의식해 유류세 인하 연장과 전기·가스요금 억제 등을 통해 미뤄둔 물가 인상 요인들이 잠재돼 있어 추후 인플레이션 압박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보다 4월 이후가 오히려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고물가가 지속되면 금리 인하는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서민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이로 인해 민간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벌어져 경기 반등의 불씨마저 꺼뜨릴까 우려스럽다.

서둘러 과일값부터 잡아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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