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외국어와 AI의 공존: 효과적인 소통과 창의적인 협력을 위한 미래 시나리오
글로벌 시대, 외국어와 AI의 공존: 효과적인 소통과 창의적인 협력을 위한 미래 시나리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2.2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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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경 제주한라대학교 교수·논설위원

“안 통해도, 전화만 하면, 알아서” 삼성 S24 시리즈의 광고 문구이다. 인공지능 통역 기능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AI가 한국어를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13개 언어를 알아듣고 실시간으로 통역을 해준다. 전화 통화는 물론이고 해외여행 중 택시를 잡거나 시장 같은 곳에서도 통역기로 활용이 가능하다. 사진이나 그림 이미지에 필요한 부분을 동그라미 치면 바로 상품에 대한 설명은 물론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해당 언어로 제공한다. 회의를 하면 10명 이상의 사람이 음성을 인식해서 회의록을 작성해 주기도 한다. 갤럭시 S24 광고는 단순히 제품 기능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AI 기술을 통해 당신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세상을 제시하며, 내가 소통의 주체가 되고, 상상력과 창의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세상을 보여준다.

요즘 AI가 개발되면서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특히 글로벌 언어의 소통 방식이 급속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더 나아가 인류의 최후 언어가 “텔레파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생각을 직접 전달하는 텔레파시는 언어 장벽을 허물고 순간적인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매력적인 미래 시나리오다. 뇌 과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텔레파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영국의 SF 작가 아서 C. 클라크는 그의 소설 "2001: 우주 오디세이"에서 텔레파시를 통해 의사소통하는 인간의 모습을 묘사했고, 캐나다의 커뮤니케이션 학자 마셜 맥루한은 "매체는 메시지이다"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겼으며, 텔레파시는 전자 매체의 궁극적인 형태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텔레파시가 인간이 우주 외 생명체와 소통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앞서 소개한 삼성 S24 광고나 AI 시대에 미래 언어가 될 수 있다는 텔레파시를 생각하면, 외국어를 전공한 필자로써 지금 우리는 어떻게 외국어를 학습하고 그 목적과 방향을 정의 내려야 할지 고민이 깊어진다. 또한 요즘 글로벌 시대에 외국어를 좀 한다고 인정을 받으려면 적어도 2개 국어 이상은 구사해야 한다. 2023년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64.3%가 2개 이상의 외국어를 구사한다고 답변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약 60% 정도가 2개 이상의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과거에는 모국어를 제외하고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 중 하나만 잘해도 자신 있게 외국어를 한다고 자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미 이러한 기준은 기본이 된지 오래다.

이러한 변화와 현상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AI 시대에 외국어 학습은 단순히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진다. 외국어는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창의적인 사고를 촉진하는 도구가 된다. 외국어 학습을 통해 얻는 경험과 지식은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또한 AI 실시간 통역 기능은 언어 장벽을 쉽게 넘어설 수 있게 해주지만, AI 통역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문화적 맥락과 뉘앙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외국어 능력이 필요하다. 물론 글로벌 시대에 외국어 학습의 가치와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인의 목표와 상황에 따라 필요한 언어를 선택하고 능숙하게 활용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AI는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로 활용되어야 하며, 그를 통해 얻은 외국어 능력은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새로운 세상에서는 외국어와 AI가 공존하며, 보다 효과적인 소통과 창의적인 협력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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