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해결 의지, 결과로 이어져야
‘응급실 뺑뺑이’ 해결 의지, 결과로 이어져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2.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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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의대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하면서 촉발된 의료 대란이 전국을 휘감고 있다. 대전에서는 심정지 환자가 진료 가능한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 사망 판정을 받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응급환자 발생 시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제주형 응급체계를 구축하기로 해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도는 그제(26일)부터 제주지역 응급의료지원단 운영에 나섰다. 응급의료지원단은 응급환자에게 적절한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응급의료기관과 119구급대가 협업해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이송·치료할 수 있도록 조정 역할을 주로 담당한다. 또 응급의료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지역 내 응급의료 현황을 분석하는 등 정책 개발과 실무 지원을 병행해 응급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의료기관과 소방 간 유기적인 연계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면서 응급환자 이송주체인 119 구급대와 치료주체인 응급의료기관 기능을 강화하는 등 제주형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의료 대란의 상황에서 나왔지만 제주도가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막고 지역 의료 역량을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제주는 연간 1200만명 이상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다. 사람이 늘면 응급환자도 느는 법이다. 응급의료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에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수는 2020년 14만697명, 2021년 14만3082명, 2022년 15만1791명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그런데 이 기간 119구급대가 이송한 환자 11만6084명 가운데 0.5%인 628명이 병상 부족, 의료 장비, 변심 등의 이유로 재이송됐다.

물론 제주형 전원 및 이송지침이 마련되고 작동한다 하더라도 의료진이나 장비가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따라서 제주도는 도내 응급실의 정상 운영을 위한 지원 방안도 적극 강구해야 한다. 정부와 제주도의 역할, 병원의 할 일을 명확하게 하고 선제적으로 대처할 때 비로소 ‘응급실 뺑뺑이’에 대한 도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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