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공동주택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반값 분양 등 파격 할인이 등장했다.
한 빌라는 가상자산인 암호화폐를 이용한 분양 대금 결제에 나서 눈길을 끈다.
25일 도내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조천읍 소재 S타운하우스는 최초 분양가 5억3000만원에서 50% 할인된 2억6000만원에 분양하고 있다. 이곳은 총 66세대에 전용면적 116㎡다.
안덕면 120세대 규모 O빌라는 전용면적 79㎡형 분양가를 당초 5억7070만원에서 2억5600만~3억8400만원, 84㎡형은 6억1490만원에서 2억6400만~3억700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서귀포시 하효동 S아파트는 전용 72㎡형 78세대로 4억4450만원이던 분양가를 2억7780만~2억9980만원으로 35% 가량 할인했다.
애월읍 A빌라(40세대) 59㎡형은 당초 분양가 2억4000만원이 1억9000만~2억3000만원으로 최대 20%가량 다운됐다.
안덕면 S빌라(80세대) 84㎡형은 당초 4억2900만원이던 분양가가 3억1900만~4억2000만원으로 최고 25%까지 할인됐다.
애월읍 M타운하우스(7세대‧118㎡)는 6억7000만원에서 5억7000만원으로 분양가 1억원(15%)을 깎았다. 대정읍 H아파트(503세대)와 애월읍 K빌라(19세대)는 면적‧층별로 10%를 할인했다.
일부 공동주택은 분양에 ‘MGM 마케팅’을 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MGM은 ‘멤버스 겟 멤버스(Members Get Members)’의 약자로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상품을 권유해 판매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일종의 다단계식 마케팅으로 최근 미분양 사태 타개책의 하나로 풀이된다.
특히 제주 휴안 더갤러리 애월 2차 빌라(24세대)는 층별 분양가 할인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암호화폐로 분양 대금 결제가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암호화폐 결제는 전통 금융 시스템에 비해 신속‧투명하고 저렴한 수수료로 진행할 수 있어 앞으로 주택 분양시장에서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각광받을 수 있다”며 “아직까지 가상자산 결제에 다양한 장애물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지만 법적 규제와 안정성 보장이 강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 기준 2499채로 그 중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이 1059채로 42.4%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 악성 미분양 비율 17.5%보다 2배 넘는 수치다.
도내 미분양 악화 등 부동산 침체는 외지인 매수세가 급감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외지인의 도내 아파트 거래량은 총 189건으로 전년(299건)보다 36.8% 감소했다. 외지인의 도내 아파트 매입 비중도 2023년 1월 23.3%에서 같은 해 11월 15.5%로 급락했다.
아파트 분양가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도내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574만원으로 전년보다 279만원 올랐다. 이 같은 분양가는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높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