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폐원, 아이 맡길 곳 사라진다
어린이집 폐원, 아이 맡길 곳 사라진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2.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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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최전선’을 담당하는 제주지역 어린이집이 매년 17개소가 사라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제주 도내 어린이집은 총 426곳이다. 10년 전(2013년 9월 기준) 도내 어린이집이 597곳이었던데 비해 171개소(28.6%)가 감소했다.

한 해에 17개소 어린이집이 문을 닫은 셈이다. 원아 정원을 채우기 어려워지면서 운영비의 85%에 달하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운영 중인 어린이집 가운데에도 폐원을 준비 중인 곳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초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지난해 제주지역 합계 출산율은 0.8명대까지 추락했다. 영유아 자체가 줄어든 게 어린이집 폐원의 주된 사유다. 

어린이집 수가 줄면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로선 일·가정 양립이 한층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어린이집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영아가 줄어들어 어린이집은 운영난에 무너지고 또 부모는 집 근처에 아이를 맡길 곳이 사라지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민간·가정어린이집은 국공립어린이집과 달리 보육교사 인건비가 지원되지 않는다. 인건비를 아동 보육료(부모보육료+기관보육료)만으로 충당하는데, 규모가 작은 어린이집의 경우 아동이 부족하면 교사 임금도 지급하기 어려워진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민간·가정어린이집이 정원을 채우지 못해 문을 닫는 일이 없도록 ‘영아(0~2살)반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어린이집 영아반 현원이 정원의 50% 이상인 경우에 한해, 부족한 인원당 0살은 월 62만9000원, 1살은 34만2000원, 2살은 23만2000원씩 기관 보육료를 민간·가정어린이집에 얹어주는 것이다. 

이 지원책은 어린이집이 문을 닫아 부모가 고통받는 실태를 막기 위한 대책이다. 

하지만 이 지원책이 어린이집 붕괴를 막는 데 다소 도움은 되겠으나 저출산 흐름이 야기하는 총체적 난국을 헤쳐나가기엔 역부족이다.

이제 ‘유보(영유아 교육·보육) 통합’으로 어린이집이 교육부·교육청의 소관이 된다. 어린이집 지원을 포함한 다각도의 저출산 대책이 시급하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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